최장 40년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보다 저렴, 금리 역전한달 한도 오전 한나절에 소진 '문전성시'…실수요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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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 고정금리 정책대출인 ‘적격대출’에 관심이 쏠리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실수요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적격대출의 금리가 변동금리나 혼합형 금리(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적격대출 가입이 '하늘의 별 따기'다. 

    9일 주택금융공사와 은행권에 따르면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의 1월 중 금리는 연 3.40%(이하 금리고정형 기준)로, 대부분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밑돌고 있다.

    적격대출이란 9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해 10∼40년의 약정 만기 동안 고정된 금리로 원리금을 매달 갚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은행이 일정 조건에 맞춰 대출을 실행하면 주택금융공사가 해당 대출자산을 사 오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란 점에서 보금자리론과 유사하지만, 가입 문턱이 낮고 대출한도가 5억원으로 더 많다.

    적격대출 금리는 장기 고정금리 특성상 변동금리나 혼합형 금리(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보다 일정 수준 높은 게 일반적이다. 금리변동 위험을 대출자에게 전가하지 않는 대신 금리 수준을 조금 더 높여서 받기 때문이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적격대출 금리(연 3.1%)는 시중은행의 일반 신규 주택대출 평균금리(연 3.01%·한국은행 집계 가중평균금리 기준)를 적게나마 웃돌았다.

    그러나 11월 들어서 일반 주택대출 금리(3.51%)와 적격대출(3.40%) 금리가 역전됐다.

    8일 기준으로도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대출의 최저 금리는 연 3.72%(3등급 기준)로, 적격대출 금리(3.40%)와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적격대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새해 영업 개시 후 수요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적격대출 한도는 일찌감치 동이 났다. 

    월별로 판매한도를 관리하는 우리은행은 새해 첫 영업일인 3일 오전 1월분 한도 330억원을 모두 소진했고, 분기별로 한도를 관리하는 농협은행은 다음 날인 4일 1분기 한도 물량 접수를 완료했다.

    하나은행에선 6일 취급 개시 후 7일까지 양일간 1분기 한도의 20%에 해당하는 대출 신청이 몰렸다.

    7일 현재 하나, SC제일, 수협은행 및 일부 지방은행에서 취급 한도가 남아 있지만, 이들 은행 대부분 조기 소진이 관측된다. 

    높아진 관심도와 달리 적격대출 공급물량은 최근 몇 년 새 줄어들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적격대출의 연간 공급량은 2018년 6조 9000억원 2019년 8조 5000억원, 2020년 4조 3000억원으로 하향세다. 지난해 9월까지 4조 1000억원이 공급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정책 우선순위에 둔 만큼 예년만큼 적격대출 공급량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