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점에 공문 전달, 적격대출 신규 취급 중지서민형안심전환대출 후 정책모기지 상품 관심 급증9억 이하 주택 구입자도 이용 가능해 소비자 수요多
  • 은행권이 적격대출 신규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신청에서 탈락한 소비자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고자 정책모기지 상품에 눈을 돌리면서 주금공 재원이 바닥난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은 지난 16일 영업점에 공문을 통해 적격대출 신급 취급을 중단하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주택금융공사가 각 은행마다 배정한 한도가 모두 소진된 탓이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 구입을 위해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다. 정책모기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득 기준이 까다롭지 않고 6억원 이상 주택 구입시 이용할 수 있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주로 사용된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9월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 정책모기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몰리며 빠르게 재고가 소진됐다는 입장이다.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접수 결과 지원가능한 주택 가격대가 최소 2억원, 최대 3억원 미만으로 정해지면서 총 신청자 수 64만명 중 약 36만명이 탈락하게 됐다.

    특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의 주택가격분포를 살펴보면 주택가격이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인 신청자들은 약 3만명(7조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이들에게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다른 정책모기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적극 홍보했고 저렴한 금리 혜택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서민형 안심전환대출까지 출시되면서 대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최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고객들이 대환을 위해 적격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안내받고 대출을 집행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서민형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 정책모기지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탓에 적격대출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 공사에 어떤 상품이 있는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 같다"며 "적격대출 관련 각각의 은행에 한도를 배정하는데 은행마다 소진되는 속도가 다르지만 마감된 곳도 있고 한도가 아직 남은 곳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계속되는 금리 인하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저금리 대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책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탓에 적격대출 소진이 빨라진 셈이다.

    문제는 내년 부동산 취득세 개편을 앞두고 연말 주택 구입을 하려던 소비자들이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신규 주택 수요가 많고, 내년 취득세 가 바뀌기 전에 미리 주택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적격대출을 찾는데 한도가 소진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주택 취득세율(6억원 이하 1%, 6억~9억원 2%, 9억원 초과 3%)을 개편해 6억~9억원 구간에 비례세(1.01~2.99%)이 내년부터 도입되는데 8억 짜리 주택 구매시 세율이 현재 2%에서 2.66%로 확대된다. 

    올해 구입하면 취득세로 1600만원만 내면 되는데 내년부터는 1864만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연말 전 주택을 구입해 세금 혜택도 보고 적격대출로 낮은 금리도 누리려 했지만 한도 소진 탓에 발을 구르고 있다.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본점에서 적격대출 신규 취급 중단 공문이 내려와서 다음주부터는 접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적격대출 이용시 2.3% 금리도 가능했지만 판매가 중단돼 앞으로는 은행 자체 대출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금리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2% 후반대에서 3%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