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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EU 상대로 세게 소송했으면"… 조선 합병 불허 비판

플랜D?… 3월 컨설팅 후에"산은이 부산 간다고 산업이 따라 가나""항공 빅뱅, 범정부 차원에서 도와달라"

입력 2022-01-27 16:50 | 수정 2022-01-27 17:03
3년을 끌어온 산업은행의 조선업 산업재편이 무산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매각 종결 선언 대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허한 유럽연합(EU)을 향해 '자국 이기주의'로 경도된 결정을 내렸다고 맹비난했다. 

'플랜D'까지 준비했다던 대책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는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에 관한 기업 컨설팅을 마무리한 뒤 향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U의 이번 결정에 따라 해외매각은 막혀버렸고 1~2년 여유를 두고 '뉴머니'를 넣을 새로운 원매자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 "EU가 자국 이기주의로 반대"

이 회장은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EU의 기업결합이 불허된 상태서 조선업 재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채권단의 의존도를 낮추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영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중장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매각 종결 선언 시점은 현대중공업과 상의해 컨설팅 종료 시점으로 미룬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세계 1, 2위 조선사의 독과점 논란에 대해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조선시장이 양사 외에 다수 경쟁자가 존재하고 발주처 우위 시장인점을 감안해 충분히 설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싱가포르가 조건없이 기업결합을 허가해준 점을 거론하며 EU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거듭 불쾌감을 내보였다. 

이 회장은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는 쉽게 말하면 붕어빵 산업으로 똑같은 영업을 하고 모든 부분서 경쟁을 한다"면서 "외국 선사는 코리안리그서 경쟁하니 배 값이 10% 싸지고 EU가 LNG선의 점유율로 문제삼은 것은 (조선 3사의) 저가 경쟁에 따른 낮은 선가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EU의 결정은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에 근거한 결정으로 공정한 판단이라 보이지 않아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송의 승소 여부와 관계없이 불승인 취소 소송을 내서 대한민국의 산업이 EU의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 "공적자금 0원, 2.6조는 산은이 번 돈"

일각에서 매각이 진행되는 지난 3년 간 독과점 우려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는 "대우조선은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LNG 사업부 축소 등을 언급해왔고 현대중공업도 방대한 자료를 경쟁당국에 제출하는 등 만전을 기해왔다"고 했다. 

매각 불발에 따라 재무구조가 더 악화될 것이란 비판에 대해서도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제 개인적인 판단은 그동안 대우조선의 경쟁력과 재무상태 악화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서 "대우조선에 악영향이 발생했다는 데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 합병 추진 기간에 여러 행태를 보면 오히려 현상 유지 이상을 해왔다는 게 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년 전 제가 취임했을 당시 수주가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물량만 받으면 존속한다는 준국영기업의 멘탈리티로 수익성을 악화하는 행동을 했다"면서 "지난 3년 간 외부 시각, 산은의 견제로 과도한 덤핑은 적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금껏 대우조선해양에 쏟은 2조6000억원 '혈세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적자금은 0원으로 전부 산은 자체자금"이라며 "산은이 벌어서 들어간 돈이지 국민의 직접적인 세금은 단 1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총 투입자금이 4조2000억원인데 이 중 산은이 2조6000억원을 부담했고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한 추가 자금지원은 없다"고 못박았다. 단 올해까지 채권단 금융지원은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번 조선업 구조조정 실패가 항공업 결합승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고객의 90%가 한국인이고 대형항공사와 치열한 경쟁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EU가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또 범정부 차원서 제발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해외 결합승인에도 나서줘야 한다"면서 "EU에서 빅테크 규제를 하려고 하면 미국 경쟁당국이 변론을 해주지 않느냐"고 했다.  공정위는 내달 중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결합 여부를 결론낼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산업은행의 부산이전 공약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는 "2019년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때 산은의 지방 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했다. 금융발전의 역행이 아닌 퇴보만 될 것"이라며 "자꾸 (지방 이전이) 거론되는 것은 산은이 하는 일을 잘 모르고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측면이 있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최유경 기자 orange@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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