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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요구 있었다더니"… 변호인 질문엔 "기억 안 나"

합병보고서 작성 관여 전 회계사 직원 증인 출석변호인단, 증인 진술 모순점 추궁… 신빙성 의문 부각증인, 우모 부장 질책서 김모 팀장 지시로 진술 변경

입력 2022-01-27 19:05 | 수정 2022-01-27 19:05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증인 진술에 모순점을 추궁하기 위한 변호인단의 반격이 이어졌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증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30차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에는 전 딜로이트안진(안진) 회계법인 직원 오 모씨가 출석해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으로 진행됐다. 오 씨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양사의 자문을 맡은 삼성증권이 안진과 삼정케이피엠지(KPMG) 회계법인(삼정)에 합병비율(1:0.35)이 타당한지를 의뢰해 작성된 문서다. 검찰은 삼성증권·삼성물산이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등의 지시에 따라 안진 회계사를 압박해 삼성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에 삼성이 개입했다는 증인의 진술과 관련해 전후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취지로 따져물었다. 이에 증인은 검찰 조사때와 달리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변호인은 "검찰에서는 전체적으로 우모 부장이 질책하고 강하게 요구해서 어쩔수없이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만들었다고 진했했지만 갑자기 법정에서는 김모 팀장이 하도록 했다고 바꾼 이유가 뭐냐"며 "이메일 어디에도 법정에서 증언한 것처럼 김모 팀장이 합병비율 부합하는 보고서 작성하라는 취지의 기재는 찾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변호인은 또 "증인이 우모 부장의 요구에 의해서 검토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했는데, 직접적인 것은 김모 팀장의 의견이었냐"고 물었고 오 씨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해보라는 정도였지 강요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단은 오 씨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의를 위한 이사회 일정 변경과 관련해 미리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언급했다. 2015년 5월 22일 이사회가 연기되기 전까지도 보고서는 작성되지 않았던 만큼 삼성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2015년 5월 21일 우모 부장과 회의 당시까지는 22일이 이사회였고 그 이후에 변동사실 알고 22일 김모 팀장과 통화 후 작성한 것이냐"고 묻자 증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5월 20일 김모 안진 회계사와 우모 부장의 수신 이메일을 보면 우모 부장의 요청으로 합병비율 검토자료 작성으로 돼있는데 여기서 5월 26일이 이사회라고 밝혔다. 그럼 모두 알고 있었는데 증인만 몰랐다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오 씨는 "자세히 보지 못한 것 같다"며 "외부에서 보고 자료만 봐서 메일을 다 확인 할 필요없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1:0.35의 비율로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흡수합병의 불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등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삼성물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불경기 지속과 해외프로젝트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 변화로 순환출자 등 규제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합병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합병 비율 역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해졌다.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한달간 각 회사 시가총액의 가중평균값으로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조재범 기자 jbcho@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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