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2월 마지막 금통위… 3월 임기 만료美 금리인상 압박 수위 거세… 高물가 지속"올해 기준금리 2.0%까지 오를 것"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음 인상 시점은 대통령 선거, 한은 총재 임기 만료 등과 맞물려 하반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높았으나 최근 기류가 달라졌다. 명절을 앞두고 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거세진 데다 미국이 오는 3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형국이다. 


    ◆ 대선 코 앞인데… 금리 민심 '촉각'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내달 금통위는 3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주열 총재가 참석하는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다. 

    금융권 안팎에선 대선(3월 9일)을 목전에 둔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이 총재는 금리 결정과 정치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으나 금리 인상이 민심 변화를 일으킬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당분간 한은이 금리 휴지기를 갖고 2분기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경우, 한은 총재 부재 속에 금통위가 열릴 수도 있다. 

    한은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대선 이후 총재의 임기가 만료돼 대통령이 당선인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또 차기 총재 임명이 지연될 경우, 금통위 내에서는 순서에 따라 주상영 금통위원이 금통위 의장을 대행하게 된다. 


    ◆ 美 금리 인상 압박 세졌다

    일각에선 정치적 상황을 배제하고 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시각도 뒤따른다. 

    미국이 금리인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졌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1월 FOMC에서 3월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매 회의마다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2%를 상회한 인플레와 고용시장 여건을 고려해 곧 금리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국내 물가상황도 금리인상을 재촉한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두달 만에 기존 2.0%에서 2.5%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한은의 주요 정책 목표가 물가안정임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의 주요 재료가 마련된 셈이다.

    이주열 총재 역시 현 금리 수준을 '완화적'으로 판단해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총재는 1월 금리 인상 직후 기자간담회서 "기준금리는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해 1.50%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2.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영국 경제분석업체인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올 연말 한국의 기준금리가 2.0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미국의 빨라진 금리인상 속도 자체는 한국 중립기준금리를 올리진 못하지만 국내 물가와 인플레 기대를 높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한국 금리인상 속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