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길어질 것"美 금리인상·오미크론 여파에 시세 뚝 석달 만에 4대거래소 예치금 1.5조 증발
  • 가상자산 시장의 혹독한 겨울나기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도가 뚝 떨어진 영향이다. 비트코인은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마땅한 상승요인이 없어 침체기가 길어질 것이란 분석도 잇따른다. 

    3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45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8200만원 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석달 만에 반토막이 났다. 

    연말 미 연준의 긴축 행보로 본격 하락국면을 맞기 시작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최대 6회에 이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5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까지 겹치며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같은기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도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금융 긴축 기조에 따라 시장의 유동성이 위험성이 큰 자산부터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마무리됐던 지난해 9월 말 9조20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7%나 감소한 규모다. 

    각 거래소별 예치금을 살펴보면 업비트 5조9120억원(77.4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빗썸 1조4536억원(19.04%) ▲코인원 2963억원(3.88%) ▲코빗 691억원(0.91%)  순으로 나타났다.

    한때 비트코인이 10만달러까지 갈 것이라 주장했던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비트코인이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증시와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각종 규제 이슈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현물 비트코인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을 두 차례나 거부하면서 상승 모멘텀이 흐지부지 됐다. 

    다만 최근 애플·구글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반등이 증시로 연결되며 코인시장이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향후 아마존 등의 기업 실적 공개가 나스닥 반등으로 이어진다면 코인 시세도 일부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뒤따른다.  

    가상자산은 지난 2017년 말부터 2018년 말까지 '암흑기'를 보낸 적 있는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 대비 8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