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도 적용AI·양자컴퓨터 등 푸틴 전략사업 초점미국 반도체 업체들도 장기적 피해 우려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를 상대로 광범위한 반도체 수출 금지에 나설 것이라고 미국 현지 매체 악시오스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전례 없는 대대적인 제재로 러시아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할 전망이다.

    이번 수출 제재는 미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장비나 도구,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칩 제조 공급망에 미국 기술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제재에 따른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제재의 범위와 강도에 따라 한국처럼 첨단 반도체를 주력 산업으로 삼는 미국의 동맹국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있을 가능성도 관측된다.

    미국 투자회사인 레이먼드 제임스의 정책 분석가인 에드 밀스는 "반도체는 새로운 무기"라며 "한 나라의 반도체 접근을 막을 수 있다면 그 나라의 현대적 경제 작동능력을 초토화하는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제재의 범위가 얼마나 넓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AI)이나 양자 컴퓨터와 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제재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해외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기술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계획을 가속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생각하는 광범위한 제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따르지 않을 수 있어서다. 중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일방적으로 제재하거나 긴 팔을 뻗어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는 반도체를 넘어 다른 기술로도 확대될 수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항공우주나 해양산업과 같은 전략적 분야를 대상으로 한 유사한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