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수 "공소장 기재내용, 모두 시세조종 아냐"'주가조작 선수' 등 관련자들도 혐의 부인
  • ▲ 법원에 출석하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강민석 기자.
    ▲ 법원에 출석하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강민석 기자.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회장 등 9명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권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권 회장 측은 "검찰은 150장 분량에 달하는 공소장을 통해 시세 조장을 주장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 측은 다만 구체적 입장은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했다. 공소장 별지 범죄일람표의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공소장이 지난해 10월 26일에 접수됐다"며 "(변호인 측이)의견을 아직 밝히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권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선수' 이모씨와 전직 증권사 임직원 등 8명도 주가조작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 이씨 측은 "단일 목적을 위해 잠정 3년 동안 주가조작을 진행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일부 횡령 금액에 대해선 인정했다.

    권 회장은 2009∼2012년 이씨와 투자자문사 '부티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함께 91명 명의의 157개 주식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권 회장 일당이 대량매수세 형성,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 시 주가 방어 등의 수단으로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사건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연루 의혹도 제기돼 있다. 김씨는 2010년 1월부터 4개월간 이씨에게 10억 원이 든 신한증권 주식계좌를 맡겼고 해당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부양에 활용됐다. 

    김씨 측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별도의 이익을 취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