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 대신 안전자산 선호美 금리인상 긴축속도 빨라져 은행들 2%대 특판으로 고객몰이
  • 한달새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 12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다가 미국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인·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싸늘하게 식은 영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정기예금은 666조7769억원으로 한달 만에 11조8410억원이 증가했다. 총수신액은 1788조5520억원으로 전달보다 34조원가량 규모가 커졌다. 

    은행권의 이같은 흐름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맥을 같이 한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올 1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자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줄줄이 인상됐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긴축 움직임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도 정기예금 덩치를 키웠다. 

    단기 부동자금으로 꼽히는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 역시 지난달말 기준 735조7012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원이상 늘었다. 

    지난해 1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월 평균 거래대금이 42조원에 달한 반면 올 1월에는 20조원대로 반토막났다. 가상자산 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의 예치금은 지난해말 기준 7조 6310억원에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9월 24일(9조2000억원)보다 1조5690억 원(17.1%) 줄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과감한 투자 대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특별예금 상품을 줄줄이 출시해 고객몰이에 나섰다. 최근 우리은행은 창립 123주년 기념해 1·2·3 패키지 상품(1% 입출금 통장, 2%대 예금, 3%대 적금)을 내놨다. 또 BNK경남은행은 내달 말까지 최고 연 2.2% 이자의 '새출발 정기예금' 특판을 진행한다. 전북은행 역시 연이자 2.2%의 '어흥 호랑이 정기예금' 특판을 출시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은 코인, 주식에 투자하기보단 예금에 묻어두는 게 낫다는 인식이 많다"면서 "영업점을 기준으로 특판 예금 상품의 문의가 많은데 한도가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돼 관심 있다면 일찍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