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위한 움직임 본격화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 기대감…외국인 자금 유입 예상“편입 위해선 공매도 재개해야…이르면 3~4월 전면 재개”“신흥국 ETF 자금 유출…단기 수급 부담 확대”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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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MSCI 선진지수 편입 효과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최근 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외환거래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대폭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공매도를 상반기 전면 재개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MSCI 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MSCI 지수는 세계 각국을 선진(DM)과 신흥(EM), 프런티어시장(FM)으로 분류한다. 현재 한국은 신흥국(EM)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은 앞서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네 차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MSCI로부터 ▲역외 환율시장이 없다는 점 ▲코로나19 하락장을 계기로 한국서 공매도가 제한되기 시작됐다는 점 ▲높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 비율 등의 이유로 DM 승격을 반대 받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이 신흥국으로 분류돼있어 해외 자본이 국내 증시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증시 안정성이 높아지고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국 편입 이슈는 평가가치(밸류에이션)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MSCI가 선진국 분류를 위해 요구하는 내용들은 모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돼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염 연구원은 “선진국 지수 편입이 인덱스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다만 제도 개선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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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주식시장 접근성 개선 및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선 공매도 전면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현재 공매도 전면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이르면 3~4월 중 공매도 전면 재개가 시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단기적인 수급 충격은 나타날 수 있지만, 과거 사례보다는 충격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목표대로 6월에 MSCI 선진지수 편입 관찰국 리스트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상반기 중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할 것”이라며 “조금 더 시기를 좁혀보면 늦어도 5월에는 시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오는 3월 대선과 오는 5월 차기 대통령 취임까지 고려하면 2월 중 공매도 재개 결정, 3~4월 중 공매도 전면 재개의 수순을 예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MSCI 선진지수로 편입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 규모는 약 20~65조원이 될 것”이라며 “더 현실적인 기대 효과는 다른 국가들의 신흥지수 편입에 따른 비중 축소 여파를 경험할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MSCI 선진지수 편입 시 득실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자금 순유출 가능성 등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로 승격될 경우 약 28억3000만 달러(3조3800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순유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유입된 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패시브 자금 약 134억4000만달러가 빠져나갈 것”이라며 “반면 선진국 ETF 관련 유입이 예상되는 패시브 자금은 106억2000만달러로 유출 규모보다 적다”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이스라엘이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때, 시가총액과 비중이 작았던 소형주 종목들은 비중이 더 작아지거나 편출됐다”라며 “만약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면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국내 소형주의 비중을 축소하고 대형주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6월 MSCI의 연례 시장 분류에서 관찰국 리스트에 등재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6월 관찰대상국으로 등재된다면 승격 여부는 2023년에 확정된다. 실제 편입은 2024년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