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권오수 "검찰 산정 부당이득 액수 106억원 오류"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측이 검찰의 부당이득 산정에 오류가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당초 공소장에 부당이득 액수를 '미상'으로 기재했다가 '106억원 이상'으로 변경했는데, 이 액수가 잘못 산정됐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 측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유영근) 심리로 열린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자체에는 이의가 없지만 검찰이 산정한 부당이득 액수는 잘못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권 회장 측은 이어 "검찰이 특정한 범행 기간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수입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고, 각종 호재가 주가상승을 이끌었다"며 "이는 객관적인 재무제표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수입차 시장의 호재로 영업실적이 좋아져 주가가 상승됐을 뿐 부당이득을 취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권 회장 외 8명 피고인들도 "부당이득을 위한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면서도 "공소장 변경 자체에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자체에는 대부분 이의가 없는 것 같으니 변경을 허가하겠다"면서도 "공소사실에 대해선 더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재판에는 2007년 도이치모터스 유상증자 과정에 참여했던 도이치모터스 주주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권 회장이 원금보장을 약속했고 도이치모터스가 상장될 거라고 생각해 (유상증자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약 17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A씨는 도이치모터스에 '그렇게 큰돈을 투자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권 회장과 회사 직원의 설명을 듣고 투자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권 회장이 전부터 회사 상장 계획을 하고 있었고, 지인들에게 유상증자 참여 의향을 물어본 것뿐"이라며 "하루 이틀 만에 투자의향 규모가 150억에 달했다"고 선을 그었다.

권 회장은 2009~2012년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선수'로 알려진 이모씨와 투자자문사 '부티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함께 91명 명의의 157개 주식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권 회장 일당이 대량매수세 형성,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 시 주가 방어 등의 인위적 수단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권 회장 등 사건의 재판부는 이달 말 법원 인사이동으로 변경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