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점유율 확대 위해 신라면 라인업 확대매출 비중, 신라면 83% vs 라인업 17% 매년 연구개발비 300억 쏟았지만 실적 감소까지
-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라면 건면, 블랙, 볶음면 등 제품 다각화에 나섰지만 장수제품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매출 정체가 지속되면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1986년 첫 선을 보인 신라면을 발판으로 라면 시장 강자로 자리잡았지만 이를 넘어서는 '미래 먹거리'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14일 A편의점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 건면 등을 포함한 전체 신라면 라인업의 매출 비중(봉지면)은 17.6~21.2%으로 집계됐다. 스테디셀러인 '신라면' 판매 비중은 13~17.1%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라면블랙, 신라면건면, 신라면볶음면 등 라인업 다양화 노력에도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라면 단일 제품의 경우 1월 16.3%, 2월 15.8%, 3월 13.7% 4월 14.3%, 5월 16%, 6월 15.4%, 7월 13%, 8월 15.2%, 9월 15.9%, 10월 15.9%, 11월 17.1% 12월 14.9%를 기록했다.신라면 전체 매출은 1월 20.7%, 2월 20.2%, 3월 17.8%, 4월 18.8%, 5월 19%, 6월 18.1%, 7월 15.1%, 8월 17.6%, 9월 19.6%, 10월 20.3%, 11월 21.2%, 12월 18.1%다.
전통적으로 비빔면 종류가 강세인 여름철 매출이 빠지는 모양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건면, 블랙, 볶음면 판매 비중은 전체 신라면 판매 점유율 중 3~4p%에 불과했다.B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봉지라면 카테고리 가운데 신라면 단일 제품 비중은 1분기 16.1%, 2분기 15.8%, 15.9%, 4분기 16%를 기록했다. 블랙과 건면 등을 포함한 신라면 비중은 1분기 19.7%, 19.4%, 19.5%, 19.6%로 나타났다.특히 신라면의 매운맛을 볶음면으로 재해석한 신라면 볶음면이 출시된 지난해 8월을 살펴보더라도 매출 변화는 미미했다.신라면볶음면은 '2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신동원호(號)'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바 있다.지난해 8월 A편의점과 B대형마트에서 신라면 단일 제품과 전체 비중의 차이는 각각 2.6%, 3.6%에 불과했다. 앞서 농심은 신라면 볶음면 출시 3주만에 1100만개를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국내 라면 시장에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독보적이었다. 줄곧 60% 중반대를 유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해왔지만 50%대로 떨어지면서 점유율이 정체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점유율은 2015년 61.6% 이후 2016년 55.2%, 2017년 56.2%, 2018년 54%, 2019년 54%, 2020년 55.7%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점유율은 57.3%로 추산된다.이에 농심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신라면을 필두로 제품 다각화를 해왔다. 지난 2011년 신라면 블랙과 2019년 신라면 건면, 지난해 신라면 볶음면을 잇달아 출시했다. 기존 장수제품에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에서다.여기에 농심은 매년 매출의 1% 이상 200억~300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었다. 2020년 연구개발비는 273억원에 달했다.이러한 노력에도 농심의 지난해 실적이 감소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1억원으로 전년보다 33.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6630억원으로 0.9% 늘었으나 순이익은 33.2% 감소한 9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업계 관계자는 "식품의 트렌드 주기가 예전보다 빠르면서 독보적인 1위 제품을 뛰어 넘기는 어렵다"면서 "농심 입장에선 돈을 더 투자해도 히트 상품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농심 관계자는 "1위 제품 신라면의 매출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신라면 단일 제품과 다각화 제품(건면, 볶음면 등)의 매출 비중은 83%대 17%"라고 말했다.이어 "제품 다각화는 매출 확대보다 브랜드력을 높이기 위함"이라면서 "신라면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앞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