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 속 구원투수 등판'논란 해결-글로벌 성장' 두마리 토끼 잡이 숙제"반토막 주가 15만원 때까지 최저임금만" 배수진
  • ▲ ⓒ카카오
    ▲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 교체를 통해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선다. 3월 취임 예정인 대표들에게는 조직 내부 분열과 기존 산업과 마찰 등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과 신사업에 중점을 둔 인사인 만큼, 올해 해외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성적표가 나올 전망이다.

    카카오는 위기 상황에서 고심 끝에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단독 대표로 낙점했다. 지난해 11월 새 대표로 내정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집단 주식매각 논란으로 자진사퇴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차기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었던 여민수 현 카카오 대표는 사임했다.

    카카오는 불과 50여일 만에 새 경영진을 발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노조는 경영진 사퇴를 끝까지 요구하며 쟁의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고, 대선후보까지 나서자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됐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이미 반토막 난 뒤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1월 20일 임직원 대상 공지문을 발표하며 신임 대표로 남궁 센터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새로운 CEO를 내정하고 응원의 글을 올린지 불과 50여일 만에 다시 뉴리더십에 대해 말씀드리게 돼 착잡한 마음”이라며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할 적임자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열었고, 엔케이(남궁 대표 내정자)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과 1997년 삼성 SDS 선후배로 만나 한게임을 창립한 최측근으로 꼽힌다. 한게임이 네이버와 합병해 NHN이 된 후 남궁 내정자는 NHN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과 NHN USA 대표를 역임했다. 2009년에는 CJ 인터넷 대표, 2012년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남궁 내정자에게는 경영진 먹튀 논란을 불식하고, 카카오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과제가 동시에 주어졌다. 남궁 내정자는 3월 예정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지만, 위기에 빠진 조직을 구원할 사명을 받은 만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궁 내정자는 연일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10일 남궁 내정자는 사내 게시판과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는 올해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임직원 및 노조를 달래기 위한 방책도 내놓았다. 13일에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 연봉총액을 올해 15%, 내년에는 6% 증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임직원의 근무 만족도를 낮추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며 선택근로제를 점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은 ‘메타버스’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세상의 기술 혁신보다는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은 맞지만 수익성은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한 ‘메타’는 메타버스 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하며 매년 적자폭이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주가 부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투자비용과 인건비 등 영업비용이 늘고, 계열사들이 신사업 진출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