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수요 폭증… 기존 클라우드 방식 한계'AI-VR-IoT-자율주행'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 시대 준비엣지 컴퓨팅, 데이터 분산 통해 수요 폭증 및 해킹 피해 대응도
  • ▲ ⓒSK텔레콤 홈페이지 캡쳐
    ▲ ⓒSK텔레콤 홈페이지 캡쳐
    이통3사의 5G 경쟁이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Mobile Edge Computing)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과 표준 경쟁에 나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엣지 컴퓨팅은 중앙 집중식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로 인한 대안으로 떠오르며 성장하고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소규모 데이터센터로서 클라우드까지 데이터 전송 거리를 줄여 초저지연 통신을 제공한다. 5G 특화망(이음 5G)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가 주요 사례다.

    기존 클라우드로는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차량 자율주행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대응하기 어렵다. 중앙 클라우드에 보관한 데이터는 해커들의 집중 표적이 되기 일쑤다.

    엣지 컴퓨팅은 소규모 데이터센터로 데이터를 분산시켜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를 감당한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서버에서 데이터를 나눠 처리해 고용량 데이터 전송에 문제가 없다. 데이터를 분산해서 처리해 해킹 피해 확률을 낮춘다.

    엣지 컴퓨팅 시장은 클라우드 시장과 동반성장 중이다. 마켓앤마켓 보고서는 엣지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연간 20% 이상 성장해 2026년 23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엣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네트워크 장치, 냉각 시스템 등 솔루션 분야가 성장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은 이제 태동하는 단계다. 엣지 컴퓨팅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엣지 컴퓨팅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는 중소 사업장에 적용한 수준이고, 특화망을 신청한 사업자도 네이버와 LG CNS 2곳 뿐이다. 이통3사의 엣지 컴퓨팅 사업은 공공부문 테스트베드 구축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에 이통3사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엣지 컴퓨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섰다. 엣지 컴퓨팅은 실증 초기 단계로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표준화 기술이 없는 상황이다. 이통3사는 기술개발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해외 사업자와 합종연횡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아마존과 협력을 통해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SKT 5GX 에지’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해 34개 통신사 연합체 브릿지 얼라이언스와 협력하며 ‘5G MEC 허브’를 구축하고 5G 클라우드 게임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배달로봇, 스마트 의료, 원격 영상회의 등 엣지 컴퓨팅을 실증해 28일 글로벌 IT기업 델과 5G MEC 플랫폼을 출시했다.

    KT는 미국 버라이즌·영국 보다폰·캐나다 로저스 등 글로벌 통신사 6곳과 엣지 컴퓨팅 상호 호환을 위한 단일 스펙을 개발 중이다. 엣지 컴퓨팅 기반 공공부문 선도 적용 사업자로 선정돼 응급케어 시범서비스, 헬스케어 플랫폼 등을 구축하며 실증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공부문 사업 일환으로 공군비행단 내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구축했고, 올해 MWC서 엣지 컴퓨팅 기반 CCTV 영상분석 기술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엣지 클라우드 사업 발굴 및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엣지 컴퓨팅 생태계확장을 위해 글로벌 통신사들과 5G 퓨처 포럼을 구축했다. 공공부문 사업에도 참여해 지난해 12월 스마트항만에서 적용한 원격제어 크레인을 통해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통3사의 엣지 컴퓨팅 분야 진출은 정부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선도국가라는 타이틀을 바탕으로 5G 기술을 활용한 산업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5G는 가입자와 인프라, 서비스 품질 등에서 최고 수준으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엣지 컴퓨팅 기술 표준 제정 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정보대학 교수(한국통신학회 부회장)는 “엣지 컴퓨팅을 구축하는데 통신사들 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소규모 데이터센터 설비 위치 등 구현하는 부분의 문제”라며 “클라우드 사업자나 통신사가 전략에 맞춰서 하는 것일 뿐이고 앞으로 소프트웨어 파워가 있거나 클라우드에 강점을 가진 사업자가 선점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