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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운드리 지원금 신경전… 독식나선 인텔 vs 막아선 TSMC·삼성

백악관, 자국 내 파운드리 투자 63조 지원 나서후발주자 인텔 "美 기업 지원 올인해야"… 파운드리 톱2 견제"공평한 보조금" 목소리 높인 삼성-TSMC… 정부 차원 힘실어주기 절실

입력 2022-03-30 09:27 | 수정 2022-03-30 10:40

▲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미국 정부가 향후 5년동안 반도체 분야에 520달러(약 63조 원) 통 큰 지원에 나서면서 이를 두고 파운드리 업체들이 둘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인텔은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인 자신들에 지원을 몰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아시아 기업이자 파운드리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와 삼성은 미국 현지에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기업엔 동등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향후 5년 간 반도체 관련 분야에 약 63조 원 규모의 정부 투자 계획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을 심사하는 가운데 이 지원을 받게 될 파운드리 3사(TSMC, 삼성, 인텔)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선 이 대규모 정부 지원을 두고 목소리를 높인 쪽은 미국 기업 인텔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신공장 준공에 따른 정부 지원 및 지자체의 인센티브 확보를 두고 여러차례 언론 인터뷰에 나서 미국 기업인 자신들에게 그 혜택이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아시아나 다른 국가들에게 반도체 분야에서 영원히 의존해야 될 수도 있다"는 논리로 인텔이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겔싱어의 지적대로 현재 반도체 생산 점유율로 보면 아시아 비중은 압도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둔 우리나라를 비롯해 파운드리 1위 TSMC를 둔 대만, 일본과 중국의 반도체 제조사들이 차지하는 생산 점유율은 73%에 달한다.

파운드리 분야에선 후발주자인 인텔이 1위 TSMC와 2위 삼성을 넘어서기란 더 힘든 일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2.1%로 압도적인 1위이고 그 뒤를 삼성이 점유율 18.3%로 뒤쫓으면서 2강 구도가 견고한 상황이다. 인텔은 지난해 말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뒤늦게 참전할 계획을 밝혔지만 이미 이 같은 상황에서 설 자리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미국 상·하원에서 처리되는 법안에는 외국기업을 이번 반도체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텔이 이런 부분을 지적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초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과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들의 국내 생산을 독려하면서 대규모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예고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미국 기업인 인텔 뿐만 아니라 삼성과 TSMC 같은 외국기업들도 미국에 생산설비를 마련해 생산에 나서면 똑같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상에 없던 외국기업 차별안을 인텔이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나서면서 반도체업계에선 인텔 대(對) 반(反)인텔로 갈라서는 모양새다. 인텔의 대척점에 선 곳은 다름 아닌 외국기업이자 똑같이 미국 애리조나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 투자에 나선 삼성과 TSMC로, 미국 의회가 본격적으로 법안 심의에 들어가자 이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TSMC와 삼성은 미 상무부에 의견 요청을 내고 자신들과 같은 외국기업에도 차등없이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파운드리 세계 1, 2위이자 같은 아시아 기업인 두 곳이 후발업체인 인텔의 견제를 동시에 받으면서 입장을 같이 한 것이다.

TSMC는 "본사 위치에 기반한 자의적인 특혜는 보조금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미국이 기존 공급망을 중복해서 만들지 말고 혁신하기 위해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외국기업에도 똑같은 대우를 해줄 것을 주문했다.

삼성전자도 미국기업과 동등한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기업의 국적에 관계 없이 자격을 갖추고 설비 투자에 나서고 생산하는 모든 기업에 미 정부의 자금 지원과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본격적인 반도체 지원에 앞서 인텔이 자국기업 우선주의를 앞세워 삼성과 같은 외국기업 견제에 나서면서 실제로 지원이 이뤄지는 시점까지도 이 같은 신경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국 의회가 자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인텔의 의견을 일부 수용할 경우 삼성이 받게될 불이익에 대해 우리 정부도 나서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소희 기자 soy08@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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