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올해 국내 증시서 각각 7.5조·6.5조 순매도러·우 사태로 원자재 가격 상승…국내기업 투자 매력 감소외국인 민감도 높은 대형주 회복세 더뎌…환율 하락해야“원자재 가격과 이익 상관성 없는 기업일수록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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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 행진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들은 올해에만 국내 증시에서 14조원을 내다 팔며 이른바 ‘셀 코리아’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증권가에서는 외국인·기관의 한국 증시 이탈 현상이 국내 펀더멘털 영역에 대한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의 매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알파 전략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지수는 전년 말 대비 7.39%, 코스닥지수는 8.65% 각각 하락한 2757.65와 944.53에 거래를 마쳤다.이 기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7조5962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에서 5조7808억원, 코스닥에서 1조8154억원을 팔아치웠다.기관투자자 또한 6조557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은 코스피·코스닥에서 각각 5조9306억원, 6213억원을 내다팔았다.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4조210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개인은 코스피에서 11조3592억원, 코스닥에서 2조8461억원을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전자였다. 국내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들을 팔아치운 셈이다. 실제 외국인은 올 들어 2조9471억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을, 기관은 5조634억원 규모의 삼성전자를 각각 순매도했다.전문가들은 외국인·기관의 이탈 현상에 대해 한국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원인라고 분석한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가 국내 수출 제조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속 달러 강세로 원화가 약세를 이어가자 순매도로 전환했다”라며 “기관은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과 공급망 차질 우려를 반영, 3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라고 설명했다.송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IT 관련 업종은 기관과 외국인의 지속된 순매도세 영향에 하락세를 보였다”라고 짚었다.외국인·기관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돌아오기 위해선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되고, 한국 상장사들의 이익 추정치가 반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 국면에서의 주식 투자를 선호한다”면서 “환율 하락, 즉 원화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 지수를 견인할 자금의 유입세가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 연구원은 이어 “현재 시장 금리차를 고려하면 환율이 내려가는데 있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민감도가 높은 대형주의 회복세가 더딜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200원 이하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외국인의 매수·매도 여부의 임계점은 원·달러 환율 1200원”이라고 분석했다.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원·달러 환율이 최근 고점 대비 많이 하락했지만 달러 지수는 여전이 98포인트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외인 자금 유입 가능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결국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돼야 한다”고 분석했다.전문가들은 특히 최근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선 원자재 가격 민감도로부터 자유로운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에 주가와 실적의 상관성은 가장 높다”라며 “당연한 얘기이지만, 실적이 상향되는 대상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이익구조라면 최근 변동성 높은 원자재 가격에 주가도 불안정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과 이익의 상관성이 0에 가깝고, 최근 실적이 상향되는 종목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