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만 1조2000억 증가금리상승에도 수요 여전새정부, DSR 적용 검토… 실제 수요자 타격 불가피
  • 넉달째 이어진 가계대출 감소세에도 주택대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아 부실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의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조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1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대출은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전세자금대출은 1조2000억원 늘었다. 보유주택을 담보로 하는 주택대출(9000억원)보다 전세대출 증가세가 더 가파른 것이다.

    대출금리 상승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꺾였지만, 전세자금대출 수요는 여전하다. 전체 주택대출 중 전세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분기 50%였는데, 올해 1분기는 80%로 급증했다.

    전세자금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은 2년 전 시행한 주택임대차법 시행 이후 부쩍 오른 전세값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0년8월 법시행 이후 전국 전세가격은 27.33% 상승했다. 특히 경기(32.63%), 인천(32.02%) 등 수도권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 ▲ 실종된 매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뉴데일리 DB
    ▲ 실종된 매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뉴데일리 DB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23조원에 불과했던 전세자금대출잔액은 지난해 180조원에 달했다. 서울 전세 중위가격은 2012년 2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7000만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같은기간 아파트 전세값은 2억6000만원에서 6억1000만원으로 뛰었다.

    전세대출 수요는 임대차법이 보장한 2+2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나는 오는 8월부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5% 인상상한선에 막혔던 물량이 4년 치 인상분을 한번에 반영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만호가 넘었던 서울 전세물량은 이날 2만5790호로 줄어들었다. 8월 임대차 신규 계약을 위한 매물 잠김 현상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대출에도 DSR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전세 세입자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부실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민석·정종훈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전세대출이 가계경제 여건 대비 과수요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과도한 전세대출에 따른 유동성 확대 등의 부작용은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새정부 부동산 정책을 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전세대출에 대한 DSR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서면답변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전세자금대출을 DSR 대상에서 제외하는 반면 주요국은 특별한 예외 없이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DSR 등 거시건전성 규제가 조금 더 일찍 강화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