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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인력난'에 '직원 이탈' 골머리

SK하이닉스 경력채용 '주니어탤런트' 삼성 직원 대거 지원"연봉·성과급·복지, SK가 더 낫다"… SK행 '가속'작년 SK→삼성 엑소더스 '판박이'… '반도체 인재 블랙홀 삼성'도 옛말경계현 사장 직접 나서 '소통' 늘렸지만… 속절없이 떠나는 MZ세대

입력 2022-04-19 07:17 | 수정 2022-04-19 10:42

▲ ⓒ삼성전자

반도체업계에 인재난이 깊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직원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력 공채 일정을 시작한 SK하이닉스에 삼성전자 DS 직원들이 대거 지원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삼성을 넘어서는 연봉과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각종 복지 확대로 처우 개선에 나서면서 그동안 반도체 인재 블랙홀이었던 삼성이 오히려 SK에 인재를 뺏길 처지가 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5년 미만 경력자를 채용하는 프로그램인 '주니어탤런트' 전형을 시작해 최근 인성검사 결과 발표와 함께 합격자에게 면접 일정을 통보했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면접이 시작된다.

SK하이닉스 주니어탤런트 전형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DS부문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 채용 전형에 삼성 반도체 직원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며 조만간 이탈자가 한꺼번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인텔을 밀어내고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처럼 저연차 직원들의 이탈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은 기존에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삼성은 메모리 1등 기업이자 임직원들에게 그에 걸맞는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자부심이 상당한 곳이었다. 당연히 반도체업계에서도 삼성에서 일하고 싶다는 인재들의 지원이 넘쳐났고 지난해까지도 삼성은 반도체업계 인력을 흡수하는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국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인재들이 매해 삼성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 만에 반도체업계 인력 쟁탈전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실감케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가 현재 삼성이 하고 있는 고민을 그대로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는 평도 나온다.

이처럼 반도체 인재들이 SK하이닉스 문을 두드리는데는 최근 1년 사이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상당부분 이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동시에 성과급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바꾸는 등 직원 처우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신입 사원 초봉은 이미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각종 복지 제도를 확대하고 '해피 프라이데이'와 같은 휴가 제도를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의자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허먼밀러' 제품을 직원들 업무공간에 배치하는 근무환경 개선까지 나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는 평가다.

결정적으로 연봉협상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인재 쟁탈전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과 SK가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을 인상하게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봉은 물론이고 휴가나 복지 등의 처우에서 여전히 SK가 앞서게 된다고 이직자들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로 이직하려는 주니어급 인재들을 잡기 위해서 삼성 내부에선 서둘러 이들의 동태 파악에 나섰다. SK하이닉스 경력직 면접이 진행되는 기간에 연차를 신청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도리에 나서기까지 하는 모습이다.

주니어급 직원들이 대부분 MZ세대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허심탄회하게 젊은 세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위톡' 시간을 매주 개최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에서 SK로 인재들이 이동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나긴 했지만 여전히 삼성으로 넘어오는 반도체업계 경력자들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삼성은 수시로 경력채용에 나서면서 인재확보에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삼성보다 높은 수준의 처우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에서 삼성으로 넘어오는 이직자들도 여전히 많다. 처우 문제보다는 부서나 직무, 근무지 전환 등을 이유로 이직을 시도하는 경우도 다수다. 앞으로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의 네임밸류를 무시하긴 어렵다는 판단 아래 더 높은 조건의 연봉을 포기하고 삼성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꽤나 흔하다.
장소희 기자 soy08@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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