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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엔터·산업 합병, 최대 수혜자는 오너일가?

상장사 동원산업에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21년 만에 대대적 지배구조 개편… 경영 효율성 증대"합병비율 오너일가에 유리하게 책정 비판"

입력 2022-04-20 10:57 | 수정 2022-04-20 11:14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동원산업이 합병을 추진한다. 동원그룹이 지난 2001년 식품 계열이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한 지 21년 만에 대대적인 지배구조 변화다. 하지만 합병 비율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출했다는 의견이지만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오너일가에게 유리하게 이뤄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 지배구조 단순화… "경영 효율성 증대"

동원그룹은 지난 7일 동원산업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1대3.8385530의 비율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지주사가 된다. 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였던 계열사들은 자회사로 지위가 바뀐다.

동원그룹의 지배구조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동원F&B·동원시스템즈·동원건설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서 동원산업은 동원로엑스와 스타키스트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합병 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원엔터프라이즈(62.72%)이며,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68.27%)이다. 김 부회장은 합병 후 동원산업의 지분을 48.4%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17.4%를, 자사주가 20.3%가 된다.

이렇게 되면 김남정 부회장의 실질적 그룹 지배주주로 등극하면서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은 합병 통해 지배구조를 한 단계 줄이는 방법으로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동원산업 주식도 액면 분할해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투자 실탄을 확보할 방침이다.

동원그룹 측은 "이번 합병으로 대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 오너일가 몰아주기?… 합병 비율 논란

합병에 있어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는 약 9156억원,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했다.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주당 합병가액은 24만8961원,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19만1130원으로 산정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동원산업의 기업가치가 과소평가 됐다고 반발했다. 동원산업의 가치는 낮게,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는 높게 평가해 오너일가에 유리한 합병이라는 주장이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2조8020억원의 매출에 2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692억원으로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로 회사의 청산가치(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7조6030억원의 매출에 5087억원의 영업이익은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69억원으로 동원산업(1692억원)에 비해 3배 가량 작지만 기업가치는 2조2356억원으로 계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전날 동원산업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과 관련해 합병가액의 조정 가능성 등을 질의했다. 구체적인 합병 목적, 회사에 유리하지 않은 기준시가를 적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의했다고 밝혔다.

연대 측은 "동원산업이 기준시가로 정한 주당 24만8961원은 회사의 주당순자산가치(38만2140원)에 크게 미달한다"면서 "합병 결정 자체에 의구심이 들고 동원산업에 불리한 기준시가를 적용한 것은 결국 김 부회장 등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도 "동원산업의 액면분할 결정에 따른 유통 주식수 확대는 긍정적이나 비상장 지주사 합병 배경 및 효과는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소액주주들은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도 이날 오전 합병 규탄시위를 진행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주주대표소송에 필요한 지분은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갈등이 심화하면서 합병 결정 이후 주가도 하락하는 양상이다. 이날(오전 9시11분) 동원산업의 주가는 24만3500원으로 지난 7일 합병 공시 당일 종가(26만5000원) 대비 8.1% 내렸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면서 "자본시장법상 규정된 평가 방법에 따라 합병 비율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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