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외 전파력 낮고 해외서도 감염 추세 변화 없어”50인 이상 행사 등은 착용 ‘적극 권고’ 등 조건 달아 인수위 “근거 없이 성급한 판단”… 정치방역 강행 지적
-
다음 주부터는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이자 일상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에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가 예상된다.하지만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간 방역 조율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조치를 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시기상조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실외에서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의 참석자와 50인 이상이 관람하는 공연·스포츠경기의 관람객은 실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며, 그 외 실외는 의무가 해제돼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29일 밝혔다.이는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정점(3월 3주) 이후 6주째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고,해외에서 실외 마스크 해제국가들의 확진자 발생 추세에 큰 변화가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한 조치다.근본적으로 지속적인 자연환기가 이뤄지는 실외에서는 공기 중 비말전파를 통한 감염위험이 실내에 비해 크게 낮은 특성이 있다.정부는 그간 마스크 미착용시 부여되는 10만원 과태료 벌칙을 없애는 한편 국민들의 자율적 결정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하지만 코로나19 유증상자·고위험군, 실외 다중이용시설, 50인 이상 행사, 다수가 모여 거리 지속 유지가 어렵거나, 비말 생성이 많은 환경에 해당하면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중대본은 “이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는 과태료가 부과되는 장소나 상황을 제한한 것일 뿐,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자율적인 실천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당국은 의무상황 외에 실외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는 경우로 △발열,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미접종자 등의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경우 △실외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거나, 50인 이상의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 등을 예시로 들었다.이 규정에 해당하는 실외 다중시설은 스포츠 등 경기관람장(50인 미만), 유원시설(놀이공원·워터파크), 체육시설(겨울 스포츠시설 포함) 및 이에 준하는 실외 다중이용시설(50인 이상 좌석 보유 등)이다.또 △다수가 모인 상황 즉, 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지속적으로(15분 이상 등)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함성·합창 등 비말 생성이 많은 경우도 착용이 적극 권고된다.◆ 인수위, 확진자 5만명 나오는데 ‘성급한 판단’이날 인수위는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 정부 결정에 대해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애초에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본 뒤 5월 말경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인수위의 판단이었다.이와 관련 안철수 위원장은 “오늘도 확진자가 5만명, 사망자가 100명 이상 나왔다. 어떤 근거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인지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비판했다.안 위원장은 “우리는 5월 하순 정도 돼서 상황을 보고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의 확진자, 사망자가 나올 때 판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방역 성과) 공을 현 정부에 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홍경희 인수위 부대변인 역시 “인수위는 코로나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마스크 착용의 해제 방향에 공감하지만, 현시점에서 실외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임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라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인수위 측은 현 정부를 향해 물밑으로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는 그대로 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신·구 권력 갈등 양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외 노마스크 허용을 두고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지만,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도 섣부른 결정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의협은 “단계적 방역수칙 완화가 필요하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현재의 국내 코로나19 감염상황에서 시기상조이며 가장 기본적인 개인 보호구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면 해제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