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고차 진출 내년으로현대캐피탈, 중고차금융 제동KB캐피탈, 고객유치 시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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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1년 늦어지면서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선두권 다툼을 하는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의 희비가 엇갈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8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내년 5월에 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다. 당초 예정 시기보다 1년 늦춰진 것이다.
권고안은 사업 개시 후 판매 대수를 2년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한다는 내용과 매입 범위 역시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기존 중고차를 판매하겠다고 할 때만 가능하도록 했다.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전속 할부금융회사(캡티브)로서 역할을 하는 현대캐피탈은 중고차 시장 판로 확대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규모는 총 23조3909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신차금융은 21조5269억원, 중고차금융은 1조8640억원이다. 신차와 비교해 중고차 비중이 낮은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올해가 중고차 판로 개척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해왔다.
무엇보다 카드사들이 낮은 할부금리와 캐시백 혜택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모회사인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중고차 시장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반면 KB캐피탈은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자사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KB캐피탈의 자동차금융은 신차와 중고차를 합쳐 9조504억원으로, 이중 중고차가 2조원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현대캐피탈보다 앞선다.
KB캐피탈은 올해 중고차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중고차 시장을 선점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시장은 오랜 기간 '레몬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이라 불릴 정도로 품질이 떨어지고 허위매물이 많아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았다.
이에 KB캐피탈은 중고차 진단과 인증 역량 강화에 집중해 차별점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금융 플랫폼 'KB차차차'에 탑재된 마이데이터 서비스 '차테크'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의 금융정보와 나의 차량 정보를 결합해 금융자산 통합관리, 자동차 구매, 판매 계획부터 차량 구매를 위한 대출 한도 조회까지 자동차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기점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 현대캐피탈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카드사의 적극적인 공세로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만큼 캐피탈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