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및 소재3사 약 3000억원 투자 계획… 전년비 94.1%↑1~3분기 투자금만 745억원…효성화학 232.6% 증가"선제적 투자와 혁신 소재 생산 등으로 새롭게 도약"
  • ▲ 조현준 효성 회장.ⓒ효성
    ▲ 조현준 효성 회장.ⓒ효성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따라 재계의 투자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효성그룹도 국내외 투자를 이어간다. 선제적 투자를 통해 리스크 관리 및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최근 효성 동나이 나이론 베트남 신규법인을 설립,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23년까지 출자를 마무리하고 이듬해 설비 증설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효성티앤씨의 설비 증설은 나일론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베트남 등의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2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았던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호실적을 내면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효성그룹이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투자의 고삐를 놓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지주사인 ㈜효성과 3대 주력 계열사인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등 4개사는 올해에만 약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의 신설 및 증설, 합리화, 보완 투자 등의 목적이다. 이 가운데 1~3분기 집행된 금액은 745억원으로, 전체의 24.8%다.

    연내 투자를 계획한 금액은 작년 집행한 투자금 약 1545억원 대비 94.1% 늘어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효성화학의 연간 투자 금액이 작년 537억원에서 올해 1786억원으로 232.6% 늘었다. 같은기간 ㈜효성은 160억원에서 229억원으로 43.1%, 효성티앤씨는 187억5700만원에서 267억9500만원으로 42.8%, 효성첨단소재는 660억원에서 674억원으로 2.1% 투자금이 모두 증액됐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의 진두지휘아래 그간 꾸준한 선제적 투자를 이어왔다. 조 회장은 “변화의 시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한다”고 내부적으로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코로나19 속에서도 주력 제품의 생산 설비를 늘린 덕에 지난해 그룹 출범 이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효성그룹의 지주사(효성)와 4개 사업회사(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화학)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1조2804억원, 영업이익 2조7702억원을 냈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조5960억원, 영업이익 1조4237억원을 거두며 그룹 전체 실적을 개선했다. 전년 동기 대비 66.5%, 434%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효성티앤씨는 코로나19로 설비투자가 전무하던 시기 터키와 브라질, 중국 닝샤 스판덱스 공장의 증설과 신설을 단행 등을 통해 경쟁사 대비 초격차를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그룹은 올해도 주력 계열사 기존 사업에서의 투자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효성티앤씨는 올해 말까지 중국 닝샤에 1억1200만달러, 인도 스판덱스 공장 7800만달러를 투자해 증설에 나선다. 이를 통해 스판덱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초격차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2028년까지 1조원 투자해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3월 469억원을 투자해 연산 2500톤의 3차 증설을 내년 4월까지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아마리드 부문에서도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총 613억원을 투자해 증설을 완료, 생산규모를 연산 1200톤에서 3700톤까지 확대한 바 있다. 

    효성화학은 비대면 화상 회의와 디스플레이 장치 사용의 증가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반도체 세척가스 삼불화질소(NF3)에 집중한다. 효성화학은 충북 옥산공장에 지난해 9월부터 연 2000톤 규모의 NF3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중국 취저우 공장도 3000톤 규모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주요 사업장의 증설이 마무리되면 효성화학은 98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은 국내 대표 소재기업으로서 쌓아온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함과 동시에 혁신적 소재의 생산,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