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까지 유럽 방문... M&A 성사 임박설 잇따라네덜란드 기반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인수 가능성급물살 타는 삼성 M&A 글로벌 반도체업계 '촉각'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전 11시 43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한 모습.ⓒ뉴데일리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전 11시 43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한 모습.ⓒ뉴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부터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면서 삼성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되는 잠재 매물의 주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으로 삼성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성사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돌아오는 다음주 이후 삼성이 어떤 결과를 풀어놓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부터 유럽으로 11박 12일 출장을 떠나면서 삼성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은 상장사의 경우 주가 상승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업계와 시장에서 삼성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유력한 매물로 보고 있는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는 이 부회장이 유럽으로 출장을 간 이후 제기된 삼성으로의 인수 임박설로 주가가 장 중 한 때 10% 급등하기도 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NXP반도체(NXP Semiconductors, NXPI)는 지난 10일 주가가 194.70달러까지 도달했다. 이는 연초 이후 23% 가량 주가가 떨어진 NXP의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삼성으로의 M&A와 같은 상당한 호재가 반영된 결과라고 시장에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이 NXP를 비롯해 어떤 기업을 인수 대상으로 삼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이번에 다른 지역이 아니라 유럽으로 오랜만에 장기 출장에 나서면서 유럽 지역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확정짓고 올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이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와 전장 등으로 압축되면서 NXP 외에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주요 업체들이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독일의 '인피니온(Infineon)'도 이번에 이 부회장이 독일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NXP와 함께 주목받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 외에도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4위 기업인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도 한 때 인수 대상으로 눈 여겨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출장지와 겹치지 않으면서 관심 대상에서 한 발 비켜났다.

    삼성은 앞서서도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추진해왔지만 결국 가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알려진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인 NXP는 지난 2019년에도 삼성이 인수를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곳인데, 당시에도 440억 달러(약 50조 원)가 넘는 큰 금액과 인수 관련 각 국의 규제 등의 문제로 딜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극심해지면서 NXP는 몸값을 680억 달러(약 80조 원)까지 높여 불렀고 삼성과 이견이 깊어지면서 사실상 이 두 회사 간의 딜은 끝난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불과 지난해까지도 이처럼 삼성의 M&A 추진에 좀처럼 힘이 실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게 결정적으로 삼성 M&A에 추진력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까닭에 몸 값이 올라 딜 성사가 어려웠던 NXP와 같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이 부회장의 추진력으로 전격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식시장에서도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오는 18일까지 유럽 출장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부회장이 복귀한 다음주 이후 삼성이 공식적으로 이번 출장에 대한 결과를 공개할지 여부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앞서 삼성이 대형 M&A 추진 성과를 조만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를 했던만큼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으로 딜을 성사시킨 후 공개적으로 그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