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매출 감소… 4월 제외하면 마이너스 지속코로나19 '집밥족'에 성장했지만 '엔데믹' 이후 싸늘최근 고물가에 창고형 매장 다시 찾으리라는 기대도
  • ▲ 이마트 트레이더스.ⓒ이마트
    ▲ 이마트 트레이더스.ⓒ이마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마트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창고형 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올해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꺾이면서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불패 신화를 이어왔던 창고형 매장의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반년 째 부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기존점 3.9%) 하락 반전한 것을 시작으로 12월 매출은 2.6%(기존점 6.7%) 감소했다. 

    이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1~2월 트레이더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기존점은 0.1% 감소했고 이어 3월 매출은 2.1%(기존점 0.5%) 줄었다. 

    올해 들어 트레이더스 기존점을 포함한 매출이 성장한 것은 4월 뿐이다. 트레이더스의 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기존점 1.7%) 늘었지만 지난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기존점 5.2%) 감소하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트레이더스의 부진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 2010년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트레이더스가 2016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 3년만인 2019년 매출 2조원을 넘겼고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대형마트가 일제히 부진을 겪을 때도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성장을 견인해온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이런 트레이더스가 역성장을 시작한 것에는 최근 ‘엔데믹’에 따른 소비 트랜드 변화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당시 재택근무, 비대면수업이 늘면서 집에 식사를 해결해야하는 대량 구매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엔데믹’으로 출근, 등교가 늘어나고 외식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대량구매의 필요성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 트레이더스의 매출 부진과 반대로 이마트 기존 점포 매출은 상승전환 중이다. 지난 5월 기준 이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기존점 0.4%) 신장했고 앞선 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기존점 5.1%) 늘었다. 트레이더스에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이마트를 찾아 소량 구매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단지 이마트 트레이더스만의 일이 아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창고형 매장 맥스도 일부 매장의 매출 성장이 꺾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고형 매장의 장점이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인데 ‘엔데믹’ 이후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구매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대로 창고형 매장의 성장이 꺾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물가가 급등하면서 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고자하는 소비 트랜드가 다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용량을 저렴하게 파는 창고형 매장의 강점이 고물가 시대에 대안이 되리라는 기대가 유효한 이유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에 대한 부담이 가시화되면 자연스럽게 트레이더스의 매출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