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리스크 관리…IMF 당시 5대사 중 유일 생존작년 사상 최대 실적 기록…금융그룹 성공가도 본격화명동 사옥명 ‘Daishin 343’ 변경…“재도약 나서”
  • 대신증권은 오는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60년 사진전, 헌혈, 문화강연’ 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행사를 통해 회사가 걸어온 6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대신증권 측은 “창립 60주년은 부침이 유독 심했던 한국 자본시장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라며 “탄탄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과 인적 노하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1962년 삼락증권으로 출발했다. 1975년 양재봉 창업자가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후, 60년 동안 외환위기(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자본시장의 온갖 부침을 극복해왔다.

    1997년 IMF사태도 견뎌냈다. 당시 5대 증권사였던 대신, 대우, 동서, 쌍용, LG 중 현재 회사가 없어지지 않거나 경영권이 바뀌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회사는 특히 기업금융(IB),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지난 1991년 업계 최초로 인수합병(M&A) 주선업무 겸영인가를 얻어냈다. 90년대 수많은 인수 주선 딜을 성공시키며 ‘인수 대신’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기업을 공개하려면 대신증권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IT 부문에서도 전산화 바람을 일으키며 활약했다. 1976년 전산 터미널을 도입하고, 1979년엔 객장에 전광 시세판을 설치했다. 모두 업계 최초 전산화 시도였다.

    또한 국내 HTS의 시작인 ‘사이보스’ 시리즈를 히트시켰다. 누적 사이버거래액 10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하는 등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업계 지위에 변화가 생겼다. 우수한 투자은행(IB) 인력들이 빠져나갔고, 저가 수수료로 무장한 증권사가 등장하면서 주식중개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증권업의 트렌드도 변했다. 중개업의 시대가 저물고 투자의 시대가 온 것이다. 자본의 크기가 증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금융지주, 대기업 계열의 금융투자회사는 앞다퉈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반면 증권을 모태로 성장한 독립계 증권사였던 대신증권은 규모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형화 바람 속에서 회사가 선택한 길은 차별화였다. 제한된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증권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을 인수하고, 새롭게 인가받아 신규 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출발은 저축은행 인수였다. 2011년 8월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자산·부채 인수(P&A) 방식으로 인수했다. 대신저축은행은 출범 10년 만에 총자산 기준 15위권 회사로 성장했다. 

    2014년에는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다. 주력사업인 부실채권(NPL) 사업은 물론 부동산 등 대체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계열사를 통해 국내 최고급 아파트 나인원한남 개발사업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해 부동산 신탁업을 시작했다.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을 본격 공략하며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글로벌 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싱가포르, 일본 동경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부동산을 활용하지 않고는 고객들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신증권이 보유한 100% 자회사는 지난 10년간 3배가 늘었다. 이들과 함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8855억원으로 집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그룹으로서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대신금융그룹은 올해 60주년을 맞아 명동 사옥명을 기존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Daishin 343으로 변경한다. 사옥 주소인 중구 삼일대로 343에서 착안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네이밍과 함께 대신금융그룹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라며 “업계에서 가장 유니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듯, 앞으로도 회사가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틀에 얽매이지 않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투자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