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일 기준 3거래 연속 신저가…5만전자 눈앞SK하이닉스 10만원 붕괴…반도체 주문 둔화 우려 반영거시경제 침체 영향…반도체 업황 둘러싼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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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신저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단기간 내 주가의 추세적 상승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확대, 중국 봉쇄에 따른 부품 공급망 차질, 러시아 사태 등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을 막는 원인으로 꼽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32% 하락한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1.61% 내린 6만1100원까지 내려가면서 신저가를 새로 썼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약세 흐름을 이어왔다. 여기에 미국의 물가 폭등 충격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난 2020년 11월 12일(6만10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만원을 내줬다. SK하이닉스 주가가 9만원선으로 내려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자, 지난해 10월 25일(장 중 9만 8300원)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초 7만8600원에서 21.2% 하락해 코스피 수익률(-16.6%)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 또한 22.9%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말 467조4339억원에서 전일 369조5295억원으로 97조9044억원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도 95조3683억원에서 72조1450억원으로 23조2223억원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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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주의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서 PC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출하량이 감소, 이에 따른 디램(DRAM)과 낸드(NAND) 가격 전망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매크로 환경 악화로 인해 주가가 일시적으로 5만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강화된 펀더멘털을 갖고 있기에 9월까지 펀더멘털과 부정적 매크로 환경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도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바닥은 5만7000~6만1600원으로 형성되겠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 수준인 5만3000원까지 일시적 추락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증권의 목표가를 기존보다 11% 낮은 8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서버의 수요 회복이 스마트폰과 PC의 수요 감소분을 상쇄시키면서 DRAM 산업의 수급이 개선되는 시기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봉쇄 정책과 길어지고 있는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 수급 상황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전일 신한금융투자는 PC 및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반도체 주문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14만원으로 낮췄다. DB금융투자 또한 하반기 메모리 가격 하락분을 반영해 목표가를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을 밑돌며 반도체 주문 둔화가 일부 확인되고 있다”라며 “세트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해 2~3분기 디램과 낸드 수요 빗 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 출하 증가율)가 예상을 밑돌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3분기와 4분기 D램 가격 변화율을 –3%와 1%에서 –4%, -7%로 조정했다. 낸드 가격 변화율도 1%와 0%에서 –3%, -6%로 낮춰 잡았다. 

    최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으로 올 3분기 서버 주문도 둔화할 것으로 가정했다”라며 “올해 전 세계 DRAM 빗 그로스는 17.1%로 과거 5년 평균 22.0%를 크게 밑돌 전망”이라고 추정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급 개선세가 본격화하면서 주가가 다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아무 소용이 없다”라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이 월등한 기업은 이러한 위기 상황이나 변동성 우려를 공급 측면의 영향력과 신제품, 신기술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빠르게 극복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 또한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 업체들의 공급 증가에 따른 수급 개선세가 본격화되면서 SK하이닉스 주가의 강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