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최초 전기차. 지난 15일 국내출시강인한 이미지 강조, 차량 존재감 부각1회 충전 주행거리 233km 불과, 개선 필요
  • ▲ 렉서스 UX 300e의 외관 디자인에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김재홍 기자
    ▲ 렉서스 UX 300e의 외관 디자인에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김재홍 기자
    자동차 업체 간 전기차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렉서스도 브랜드 최초 전기차인 ‘UX 300e’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에 주력하면서 전기차 흐름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렉서스는 지난 15일 UX 300e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전동화 라인업을 늘려나가 브랜드 전동화 비전인 ‘렉서스 일렉트리파이드(LEXUS ELECTRIFIED)’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16일 렉서스의 첫 전기차 UX 300e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 구간은 제주도 M1971 엠브릿지 카페에서 렉서스 제주전시장까지 약 40km를 주행하는 코스였다. 
  • ▲ UX 300e의 후면부 모습. ⓒ김재홍 기자
    ▲ UX 300e의 후면부 모습. ⓒ김재홍 기자
    UX 300e의 전장은 4495mm로 최근 시승했던 벤츠의 컴팩트 SUV 전기차 ‘EQA’(4465mm)보다 약간 컸다. 실제로 봐도 ‘작고 아담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렉서스 디자인의 상징인 대형 스핀들 그릴을 비롯해 날카로운 디자인의 트리플 LED 헤드램프 등에서 역동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앞 도어에서 시작되는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뒤로 갈수록 높아진다. 강한 선을 통해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한층 강조했다. EQA가 유려한 곡선의 이미지가 두드러졌다면 UX 300e는 강한 면모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뒷 도어 하단부에는 ‘ELECTRIC’ 배지가 있어 전기차라는 점을 나타냈다. 측면 또한 일자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사다리꼴 모양의 디자인이 강인한 느낌을 더했다.
  • ▲ 내부 모습은 다소 투박했다. ⓒ김재홍 기자
    ▲ 내부 모습은 다소 투박했다. ⓒ김재홍 기자
    렉서스는 차량의 실루엣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의 디자인을 표현하는 ‘Time in Design’ 콘셉트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물을 보면서 역동적이고 강렬한 이미지가 주로 연상됐다. 트렁크의 용량은 UX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약 41리터 넓은 305리터다. 

    인테리어는 다소 투박하게 느껴졌다. 렉서스의 신형 NX의 경우 브랜드 최초로 14인치 대형 센터플레이에 10인치 컬러 HUD가 적용됐다. 반면, UX 300e에는 기존 모습이어서 다소 아쉬웠다.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이라면 시승 차량의 디자인은 ‘불호’에 가까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7인치 디스플레이 왼편에 아날로그 시계가 위치했는데,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시승행사에서는 차량에 거치대가 설치됐고 단말기가 고정되어있었다. 내비게이션 기능이 빠져있어 스마트폰 앱을 보면서 주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설정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 ▲ 계기판의 모습. 오른쪽 게이지 형태가 특이하다. ⓒ김재홍 기자
    ▲ 계기판의 모습. 오른쪽 게이지 형태가 특이하다. ⓒ김재홍 기자
    계기판을 보는데 오른편 아래쪽에 게이지 형태가 주유소 또는 휘발유통을 연상하게 했다. 전기차에 이런 형태를 보니 이색적이었다. 이날 시승행사에 참여한 다른 기자들도 해당 모양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언급했다. 

    기어는 시프트 바이 와이어가 탑재됐다. 기어 레버는 그립감이 우수한 천연가죽에 새틴 크롬 장식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운전자가 파킹 위치가 아닌 변속 위치에서 하차할 경우 자동으로 파킹으로 변속해 안전을 강화했다. 변속할 때는 기어를 약간 왼쪽으로 당기고 나서 아래 또는 위로 움직여야 원활하게 이뤄졌다. 

    UX 300e에는 54.35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30.6kg.m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33km다. 최근 전기차 신차들의 주행거리와 비교하면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 ▲ UX 300e의 주행 모습. ⓒ렉서스코리아
    ▲ UX 300e의 주행 모습. ⓒ렉서스코리아
    한라산 1100고지 등 시승구간은 전체적으로 구불구불하거나 오르락 내리락하는 코스가 많았다. 시승하기 전 등판 구간은 설정을 ‘SPORT’로 하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실제로 SPORT 모드를 선택했을 때 힘있게 언덕 구간을 통과할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매우 빠르게 가속됐다. 전반적으로 주행감은 안정적이었고 가속성능과 등편 능력도 만족스러웠다. 정숙성은 무난했고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다소 가벼웠다. 착좌감도 좋아서 운전 시 피로감도 덜 느껴졌다. 

    렉서스는 승차감에 대해 EV 주행에 맞게 서스펜션을 튜닝했다고 밝혔다. 스프링에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해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과 우아한 승차감의 균형을 모색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차량 하단에 장착된 배터리는 주행 중 노면의 소음을 줄여 차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감소시키는 일종의 ‘차음벽’ 역할을 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UX 300e의 뒷좌석을 촬영했다. ⓒ김재홍 기자
    ▲ UX 300e의 뒷좌석을 촬영했다. ⓒ김재홍 기자
    UX 300e에도 렉서스의 안전 시스템인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가 적용됐다. 그 중 차선 이탈경고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차량이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아탈하면 바로 운전자에게 시각적, 청각적으로 경고했다. 특히 진동이 강력하게 전달되면서 운전자가 차량의 위험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UX 300e의 공인 복합전비는 4.7km/kWh다. 그런데 시승 후 전비를 확인해보니 6.2km/kWh로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렉서스의 첫 전기차 UX 300e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 신차였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이 점차 개선된다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 ▲ 차량 인테리어는 화려하기보다 평범한 느낌이다. ⓒ김재홍 기자
    ▲ 차량 인테리어는 화려하기보다 평범한 느낌이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