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豪 소고기 5~8%↓ 효과…남은 수입물량 '절반'닭고기·분유·원두 등 7품목…이르면 20일부터 적용도축·사료비도 지원…농수산물 정부비축분 확대 방출
  • ▲ 수입고기.ⓒ연합뉴스
    ▲ 수입고기.ⓒ연합뉴스
    정부가 고물가 대응을 위해 이달부터 쇠고기와 분유, 커피원두 등 밥상·생활물가와 관련 깊은 생필품의 관세를 0%까지 내린다. 공급가격을 떨어뜨려 소비자물가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이달부터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분유, 커피 원두, 주정 원료, 대파 등 7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할당관세는 한시적으로 일부품목에 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먼저 쇠고기 10만t에 0% 관세를 적용한다. 현재 쇠고기에 붙는 관세는 40%다. 우리나라가 주로 소비하는 미국·호주산에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각각 10.6%, 16.0%의 관세가 붙는다. 관세율 0% 적용 물량은 올해 남은기간 쇠고기 수입량의 절반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미국·호주산 쇠고기 소매가격이 최대 5∼8%쯤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닭고기는 8만2500t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현재 닭고기 수입물량중 94%를 차지하는 브라질·태국산 닭고기에는 20∼30% 관세가 붙는다. 가격인하 효과가 상당할 거로 정부는 예상한다.

    정부는 앞선 5월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식용유·돼지고기·밀가루·달걀가공품 등 식품원료 7종에 대해 연말까지 할당관세 0%를 추가 적용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돼지고기의 경우 7~9월 성수기를 고려해 할당 물량을 2만t 늘리기로 했다.

    분유는 현재 20·40·176%로 나누어 적용하는 관세율을 모두 0%로 내린다. 적용 물량도 기존 1607t에서 1만t으로 확대한다.

    원두는 생커피콩과 로스팅 원두 관세율을 0%로 낮춘다.

    식초·간장·빵·고추장·소주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주정 원료도 할당관세 대상에 포함했다. 쓰이는 곳이 많아 가공식품 가격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을 거로 기대된다.

    대파는 대량으로 출하가 이뤄질 11월까지 한시적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가공용대두와 참깨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각각 1만t과 3000t 늘린다. TRQ는 일정 허용 물량에 대해 낮은 관세를 매기고 나머지 초과 물량에 대해선 기준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이르면 오는 20일부터 0% 할당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 ▲ 할당관세 적용 내용.ⓒ연합뉴스
    ▲ 할당관세 적용 내용.ⓒ연합뉴스
    아울러 정부는 농가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축산농가의 도축비용을 확대 지원한다. 이달부터 6주간 돼지고기 도축 수수료(마리당 2만원)를 지급한다. 특히 소비 수요가 몰리는 추석 성수기(8월22일∼9월8일)에는 한우 암소(마리당 10만원)와 돼지(마리당 1만원) 도축 수수료를 지원한다.

    농가 사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특별사료 구매자금 상환기간도 늘려준다.

    정부 비축물량 방출도 확대한다. 감자의 경우 7∼8월 국산 비축감자 4000t을 사들여 즉시 방출한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밥상물가와 밀접한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4.2% 오른 가운데 감자가 32.1%나 급등했다.

    마늘, 양파는 기존 비축물량을 이달 중 조기 방출한다.

    수산물은 수요가 많은 명태, 고등어를 중심으로 비축물량(1만t)을 푼다.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에서 최대 30% 싼값에 물량을 방출한다.
  •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