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개발보다 트레이딩에 집중 증권가 "2분기 실적 회복세 본격화 할 듯"CVC 프롤로그벤처스 설립…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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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코퍼레이션이 최근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투자전문회사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150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6.7%, 60.2%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80.48% 개선된 107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시작된 실적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다른 종합상사들과 달리 상사 본연의 업무로 불리는 트레이딩(무역) 매출 비중이 높고 해외 자원개발 사업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종합상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종합상사들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포스코인터내셔널 23.4%, LX인터내셔널 310.6%, 삼성물산(상사부문) 214.8% 등인 가운데 현대코퍼레이션은 5.5%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이 큰 철강, 석유화학 트레이딩 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782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0%, 영업이익은 107.7% 개선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현대코퍼레이션의 실적 개선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철강과 석유화학 사업의 호조가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와 유가 등이 오르며 판매가가 상승, 이익률이 제고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신사업 발굴 등 사업다각화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후 투자에 신중한 기조를 견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사명을 바꾸며 사업 영역 확대와 다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본업인 트레이딩만으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같은 해 3월 주총에서 자동차·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이후 러시아 합작법인을 통해 부품용 플라스틱 사출·도장공장을 건설, 차량용 플라스틱 부품 생산업체인 신기인터모빌 인수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올해 3월 주총에서는 투자전문 글로벌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공표하고 ▲폐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리사이클 사업 및 관련사업 ▲신기술사업회사 및 벤처캐피탈 등에 대한 투자 및 관련사업 등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4월 초에는 자본금 110억원을 출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프롤로그벤처스를 설립했다. 현대코퍼레이션과 지주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각각 지분 81.8%, 18.2%를 보유한다. 최근 금융당국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의 등록도 마쳤다. 프롤로그벤처스는 신기술사업금융전문사로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려는 기업에 투자 또는 융자 지원을 해준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복합소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반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진행 중인 태양광발전사업은 5호기까지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상사로서 국내외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CVC인 프롤로그벤처스와 협의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게 할 계획”이라면서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모빌리티와 친환경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