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효자 노릇 한 부동산 PF, 최근 골칫덩이 전락다올·BNK·한양 등 PF 기댄 증권사 손실 타격 예상신규 딜 감소 및 수익 하락 전망…리스크 관리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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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일부 증권사 수익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자, 우발채무 중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 문제가 시장에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PF로 실적 저하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관련 비중이 높아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주가를 종합해 나타낸 KRX 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28% 이상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2%)을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한양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낙폭이 눈에 띄게 컸다. 이들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33.1%, 29.8%, 22.8% 21.1% 하락했다. 

    이들 증권사의 공통점은 부동산 PF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을 선방했던 곳이다. 이밖에 메리츠증권, BNK투자증권 등 PF 사업 비중이 큰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면서 부동산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건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부동산 PF에 대한 채무보증(우발채무)을 늘린 증권사들의 잠재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채무보증 증가가 향후 증권사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순자본비율(NCR)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채무보증 대부분이 부동산 PF 대출 보증이어서 시장 침체 시 우발채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존 부동산 PF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는 곧 신규 거래 감소와 관련 수익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실적 방어 효과에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지난달 주가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한양증권”이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부동산 익스포져가 많은 회사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단기간에 대규모 손실이 반영될 만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았다”라며 “실제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대다수 중소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호황에 편승, 부동산 PF에 대한 채무보증을 공격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단기차입을 통한 자금 운용이 일반화돼있어 대형 증권사보다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글로벌 차원의 금융긴축 기조 강화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정체 또는 침체국면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국내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과 사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도 미분양으로 차환에 실패하면 유동성, 신용위험이 증권사와 시공사로 전이될 수 있다”며 “보증 위주의 여신심사 관행을 개선해 사업 실현 가능성 등 고유의 위험요인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