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 정보 기반 신용판단 합작투자 나서마이데이터 이종 데이터 시너지 위한 사전작업빅테크 씬파일러 후불결제 등 기존 금융권 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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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ICT 회사들의 사업 경계가 불분명한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 중이다. 비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씬파일러를 공략하는 한편, 마이데이터 사업 시너지를 엿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진출하기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통3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다. 통신비 납입과 같은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이통3사는 씬파일러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ESG 경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씬파일러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학생이나 주부 등 금융이력이 적은 사람을 의미한다. 통신비 납부 현황, 휴대폰 소액결제 내역 등 비금융 정보를 기반으로 카드 발급, 대출 등 금융거래를 돕겠다는 것이다.

    비금융권의 유사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 한데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카드·증권 등 개인 금융정보를 모아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자산관리를 돕는 서비스다. 전체 금융거래 고객의 25% 수준에 해당하는 씬파일러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복안이 깔렸다.

    마이데이터는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식별 형태로 가공한 ▲네비게이션·택시 이용내역 등 위치정보 ▲온·오프라인 구매 내역 ▲공공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형태다.

    국내 ICT 회사들은 그동안 축적해온 방대한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와 씬파일러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기존 금융권과 충돌을 최소화하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함이다.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취득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예비허가와 본허가 취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관련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한 형태에서 직접 진출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위원회의 규제샌드박스 형태 혁신금융서비스로 등록돼 씬파일러를 위한 제한적인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본격화를 위한 보험, 대출 비교 서비스, 증권 등 상품군 확대도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CT사들이 경쟁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공략하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는 경쟁사 간 협력에 나선 모습”이라며 “기존 금융권, 핀테크 등과 업의 형태가 다른 만큼 본인확인 패스앱 사례처럼 사업자들끼리 연합군을 형성하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