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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손절 움직임…업계 '돈맥경화' 비상등

기준금리 인상-부동산 경기 침체에 금융권 대출 문턱 '쑥'증권업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69% 달해 '경고음'보험업계도 리스크 확대… 자금 조달 난항에 시행사들 신규 분양 주저

입력 2022-08-11 11:22 | 수정 2022-08-11 11:25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과 강남 일대에 짙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220808 ⓒ연합뉴스

금융권이 부동산시장 손절에 나섰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어렵지 않았던 PF 대출 신청이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꺾이자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상반기 각종 이슈로 미뤄졌던 분양물량들이 아예 공급 시기를 가늠할 수조차 없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PF를 취급하는 금융사들이 대출 심사 허들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는 대구에서 들어온 PF 대출 신청에 대해 세 차례나 불가 통보를 내렸다. 지난해였다면 충분히 심사가 통과됐을 사업지였지만, 올 들어 대구 지역의 미분양이 급증하고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토교통부 6월 주택 통계 자료를 보면 6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6718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 미분양 4456가구보다 2262가구나 많았다.

세종 역시 미분양 물량을 비롯해 매매가격지수 추이, 공급예정물량 등 다수의 지표에서 저조한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 대전은 올 들어 매매가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경북은 지역 내 수요에 비해 미분양 정체가 많은 편이다. 또 인천과 충남은 2022~2024년 공급예정물량이 과하다는 평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도 수도권은 아직 양호한 모습이지만, 지방광역시와 기타 지방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침체한 분양시장 분위기 속 금융사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가 불어나면서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가 1분기 기준으로 분석한 국내 24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우발부채와 대출채권, 부동산 펀드, 지분증권 등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자기자본의 68% 수준이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이 100%를 초과하면 위험한 상태로 나이스신평 측은 진단했다.

이예리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대출 등의 경우 투자자금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한 부동산 PF 유동화 증권 역시 부동산 경기 저하시 차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업계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보험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국내 보험회사 기업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7조원이다. 이 중 부동산 PF 대출은 42조원으로 은행권보다 13조원 이상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16년 말 15조원에서 2021년 말 42조원으로 5년새 세 배 가까이 뛰었다.

보험사 대출채권 총액 대비 PF 대출 비중은 2016년 4분기 8.3%에서 2021년 4분기 15.8%로 늘어났다. 이는 국내 18개 은행(한국수출입은행 제외)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인 29조원보다 13조원 더 큰 규모다.

전용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PF 대출 시장에서 차주의 위험 관리 강화로 인해 보험사가 노출된 위험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와 이로 인한 분양 위험에는 여전히 노출돼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사들도 최근 PF 관련한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는 부동산 PF에서 은행과 보험사 등 대주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시행사인 차주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주단도 제대로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분양이 적체되고 있고 공사비도 상승하고 있어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다.

A증권 관계자는 "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조달 금리가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대주단의 경우 PF 조달로 브릿지론 엑시트(투자금 회수)해야 하지만, PF로 넘어가는 경우도 드물어 대주단 모집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 시행사들도 사업을 늦추는 분위기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침체한 분양시장에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국내 빅3 디벨로퍼인 디에스(DS)네트웍스, 신영, 엠디엠(MDM)조차 선뜻 사업을 나서질 못하고 있다. DS네트웍스와 MDM은 하반기 각각 두 건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 및 사업성을 재검토하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신영의 경우 아예 하반기 사업을 잡지 않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금융권에서 부동산 분위기가 한풀 꺾이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까다롭게 사업지를 검토하고 있어 시행사들이 자금 조달하기가 여의치 않아졌다"며 "중소시행사들의 경우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부담이 대형사보다 더 큰 만큼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PF 대출이 줄어들고 시행사들이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발행하는 신규 분양보증액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신규 분양보증액은 △1월 5조2666억원 △2월 5조3007억원 △3월 4조5453억원 △4월 4조1844억원 △5월 5조7043억원 △6월 3조8990억원 순으로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분양보증은 시행사가 파산한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한 사람들이 자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조다. 30가구 이상 주택을 일반분양하는 건설업체는 의무적으로 분양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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