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황 불확실성 대비 선종 다양화로 위험 분산현금 7천억 확보·부채비율 79.8%로 재무구조 우수2024년까지 LNG선 등 非 벌크선 8척 인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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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운용 선대를 확장하며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LNG선 확보에 1조3000억원 이상을 들이며, 벌크(건화물)선 중심 사업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11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최근 5585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LNG선 2척을 건조하는 내용으로, 척당 가격은 2792억원 규모다. 이달 말 건조계약을 체결해 2026년 7월 선박을 인도받을 예정이다.팬오션은 지난 4월 LNG선 1척 건조에 2560억원을 투입한 것을 비롯해 ▲6월 LNG선 1척, 2716억원 ▲7월 LNG선 1척, 2806억원 등 올 들어 LNG선 5척을 신규 확보키로 했다.지난해엔 7월 한차례 LNG선 2척을 총 4571억원에 계약한 것에 비춰 올 들어 발주가 대폭 늘었다.팬오션의 공격적 투자 배경에는 우수한 재무구조 기반 투자자금 마련에 대한 자신감과 미래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감이 함께 깔려 있다.팬오션 실적은 벌크선 운임지표인 BDI(발틱운임지수)가 급증한 지난해부터 급증해 올해도 뛰어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피크아웃’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며 해운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팬오션은 향후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LNG선과 컨테이너선 확대로 벌크선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팬오션의 전체 운용선대에서 벌크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83.6%에서 2020년 68.6%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87%, 2022년 6월 말 기준 88.5%로 다시 높아져 있다.벌크선 의존도는 내년 다소 낮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내년 상반기 LNG선과 LNG벙커링선(LNGBV)이 각 1척씩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LNG벙커링선은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선박을 말한다.아울러 내년 하반기부터 2024년 1월까지 컨테이너선 4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2024년 6월부터 12월까지 6척의 LNG선이 투입 계획으로 2024년까지 총 12척의 비(非)벌크선을 도입하게 된다. 올해 건조 계약한 LNG선도 2025년부터 인도가 예정돼 있다.팬오션의 신규 투자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2020년 2376억원에서 2021년 5216억원으로 증가에 이어 올 3월 말 6472억원, 6월 말 7126억원으로 지속해서 늘었다.부채비율 역시 6월 말 기준 79.8%로 1분기 84.7%보다 4.9%p 낮아졌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28.6%에서 26.2%로 2.3%p 개선되며 재무건전성이 더욱 강화됐다. 이를 기반으로 팬오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의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하반기 해운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팬오션 실적 성장세도 다소 둔화가 예상된다.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팬오션의 영업이익은 1914억원 규모로 지난해 동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고, 4분기엔 18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6%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다만 이는 지난해 급증한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예년 수준의 성과는 기대해도 좋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운임 하락으로 벌크 중심 소폭 수익성이 하락할 전망이나, 탱커·컨테이너 사업을 통해 충분히 만회 가능하다”며 “3분기에도 선제적인 고운임 계약 확보 및 대선을 통한 수익 확정으로 BDI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급락 우려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한편 팬오션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8% 증가한 1조7222억원, 영업이익은 153.7% 급증한 23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079억원으로 2008년 슈퍼사이클 이후 처음으로 반기 누적 영업익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