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북·구로·중구·양천 입찰 돌입서울시금고 휩쓴 신한은행, 우리은행에 도전장인천, 하나은행 수복 의지 활활… 국민연금 계좌도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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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과 인천시 등 시금고 유치전이 끝나자마자 수도권 구금고와 1000조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금고지기를 놓고 은행권의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화했다. 

    은행권은 금고지기 당락을 결정지을 변수로 전산시스템 관리능력과 출연금, 금리 베팅에 사활을 걸었다. 

    서울 자치구금고 유치전에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격돌이, 인천 지역 구금고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양강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구청은 올해 연말 금고지기 은행과 계약이 만료될 예정으로 은평구·성북구·구로구·중구·양천구 5곳이 입찰 절차에 돌입했다.

    나머지 구청도 내달 안에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새 금고지기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울은 25개 자치구에 총 31개 금고를 운영중인데 이 중 강서구와 양천구,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노원구 6곳이 2금고까지 운영 중이다. 서울 구금고의 연간 총 운용자금은 16조원에 이른다. 

    구금고를 가장 많이 확보한 은행은 우리은행(1금고 18개, 2금고 4개)이며, 신한은행이 6개 금고(1금고 5개·2금고 1개)를, KB국민은행이 3개 금고(1금고 2개·2금고 1개)를 맡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1‧2금고를 모두 따낸 신한은행은 여세를 몰아 구금고 쟁탈에 적극 뛰어들 태세다. 

    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전산시스템 운영 역량, 서울시금고와의 원활한 전산업무 연계를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구금고 업무의 상당 부분을 서울시 전산시스템과 연계해 처리해야 하는 만큼 서울시 금고지기에 재선정된 신한은행의 적극적인 구애 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파상공세로 서울시금고 탈환에서 고배를 마신 우리은행은 구금고만큼은 사수하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8개 구금고를 보유한 인천 지역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천시 8개 구청 금고 중 현재 신한은행이 7곳을 관리하고 있고, 하나은행이 인천 서구청 1곳을 맡고 있다. 

    이달 초 인천시금고 대결에서 신한은행에 패한 하나은행은 인천 구금고 만큼은 쟁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고평가 항목 중 재무구조의 안정성이나 시민의 이용 편의성 부문은 은행 간 비슷한 수준이라 변별력이 떨어진다”며 “결국 전산시스템 관리능력과 출연금, 예금‧대출 금리 부문이 금고 결정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10월에는 1000조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주거래은행을 선정한다. 5년 전 우리은행에 금고지기를 내준 신한은행과 국민, 하나은행 등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은행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지기는 은행입장에서 수익성에 크게 도움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브랜드 가치 제고와 광고효과는 톡톡하다”며 “금리인상기에 저원가성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은행들이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은행들이 기관영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