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매매가 5개월 만에 22%↓'노도강' 급매 속출…서울 25개구 아파트값 하락 하락거래 상승거래 앞질러…시장침체 장기화 전망
  • ▲ 아크로리버하임 전경.ⓒ박정환 기자
    ▲ 아크로리버하임 전경.ⓒ박정환 기자
    서울 부동산시장이 심상치 않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 악재에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25개구 전체에서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서울 모든 지역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2019년 2월 첫째주 이후 184주만에 처음이다. 

    특히 서울 외곽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동작구 흑석동 일대에서는 몇 달새 아파트 매매가격이 수억원 떨어지는 등 충격파가 상당하다.

    23일 기자가 직접 찾은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도 부동산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가 시공한 아크로리버하임은 2020년 비강남권 최초로 실거래가가 20억원(전용 84㎡)을 넘어 화제가 됐다. '비강남권 첫 20억 클럽'이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강남외 지역 아파트값의 바로미터가 되는 대장주로 꼽힌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면서 불과 5개월 만에 집값이 22%나 빠졌다. 이 단지는 지난달 중순 19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올해 2월 종전 최고가였던 25억4000만원보다 5억6000만원 급락한 금액이다.

    다만 이날 만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매물 조건에 따른 가격차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흑석동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전에 최고가로 거래됐던 건은 한강변 조망이 가능한 매물이었고, 이번에 20억원 아래로 팔린 것은 한강뷰가 아닌 저층이라 매매가격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라며 "다만 최근 세금과 이자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급매를 문의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전히 호가는 2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달간 매수 문의가 뚝 끊긴 데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추후 호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 아크로리버하임 입구.ⓒ박정환 기자
    ▲ 아크로리버하임 입구.ⓒ박정환 기자
    젊은 수요층의 '패닉바잉(공황매수)'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노도강에서도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매매가격이 3억원 가까이 하락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9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 4월의 11억8000만원보다 2억8000만원 떨어진 액수다.

    인근에 위치한 대단지 SK북한산시티 전용 84㎡도 1년 전보다 1억4000만원 떨어진 7억1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부동산업계에선 서울 주요 단지의 가격 하락세가 본격적인 '패닉셀(공황매도)'의 전조현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하락하며 지난주(-0.08%)보다 낙폭이 커졌다. 특히 보합세였던 서초구마저 0.01% 하락하며 서울 25개구에서 모두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특히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상승한 거래 건수를 앞지르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의 조사결과 올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중 상승거래는 2604건, 하락거래는 2722건으로 하락거래가 상승거래를 역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거래의 비율이 늘어나는 최근의 동향은 주택시장이 침체기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고금리와 불경기 등 시장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아 거래감소와 하락거래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