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칼호텔 950억원에 매각, 예상보다 높게 매각파라다이스호텔·왕산레저개발·HIC 매물 남아강도 높은 자구안 실행에 재무구조 한층 개선
  • ▲ 제주칼호텔. ⓒ한진그룹
    ▲ 제주칼호텔. ⓒ한진그룹
    한진그룹의 비주력 자산 매각을 비롯한 자구안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부지에 이어 최근 제주칼호텔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했다.

    한진그룹은 왕산레저개발을 비롯한 남은 유휴자산 처분으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진칼의 100%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칼호텔을 제주드림PFV에 매각하기로 했다. 제주칼호텔은 1974년 토지 11필지(1만2678㎡)와 건물 2동(3만8662㎡) 규모로 세워져 40년 넘게 제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한진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95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당초 예상 매각가는 687억원으로, 이보다 38.3%(263억원) 높은 가격에 딜이 성사됐다. 매각대금은 코로나19 이후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칼호텔네트워크의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제주칼호텔 매각과 함께 조원태 회장의 자구안 이행 약속도 팔부능선을 넘게 됐다. 조 회장은 앞서 2019년 말 중장기 경영계획에서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힌 데 이어 2020년 2월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 사업인 왕산레저개발의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후에는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호텔과 함께 제주칼호텔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유동성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1조원을 추가적으로 마련한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다.

    한진그룹에서 가장 먼저 정리된 사업은 골프장 운영업체인 제동레저다. 한진칼은 제동레저 지분 100%를 230억원에 전량 처분했다. 이어 지난해 말 대한항공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송현동 부지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5578억원으로 매물로 나온지 22개월 만에 결실을 맺었다.

    최근 매각된 제주칼호텔을 제외하고는 토평동 파라다이스호텔과 왕산레저개발, 로스엔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HIC) 정도가 매물 대상으로 남았다. 이 가운데 자본금 1588억원 규모의 왕산레저개발이 2020년부터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꾸준히 거론 중으로, 조만간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자금계획도 적극 실행에 옮겼다. 대한항공은 2020년 7월 1조12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한진칼은 3205억원을 출자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증 참여를 위해 단기차입금 8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초에도 3조3160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규모 유증을 실시했다. 한진칼은 이때도 8637억원을 출자하며 지원 사격했다. 올 6월 한진칼은 보유한 진에어 주식 전체를 대한항공에 6048억원에 매각, 항공사업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통합 및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출범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강도 높은 자구안 이행과 함께 대한항공의 재무구조도 한층 개선됐다. 대한항공의 2019년 별도기준 813.9%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2020년 634.5%, 2021년 275.4%로 낮아졌고, 올 들어 6월 말 기준으로는 252.6%를 기록하며 최근 3년 간 재무부담이 크게 완화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의존도도 2019년 61.7%, 2020년 61.7%, 2021년 46.2%, 2022년 6월 말 41.7%로 지속해서 낮아졌다. 코로나19 화물운송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해지며 현금성자산은 2019년 1조1458억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4조7996억원으로 3조원 이상 확대됐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저수익 자산 및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사업인 수송에 집중해 사업 경쟁력 제고에 전력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을 위해 전사적 자원을 동원해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