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대형 금융사와 지분 투자 및 공동사업 추진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금융사들 신사업 전개 SKT·하나금융, KT·신한금융, LGU+·KB금융, '통신-금융' 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획
  •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동통신3사와 신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통3사는 금융 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신사업 전개를 노릴 수 있게 됐고 금융사들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에 맞설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가능해 윈윈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와 대형 금융사는 지분 투자 및 공동사업 추진 등을 통해 혈맹을 맺고 융합서비스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 KT는 신한금융, LG유플러스는 KB금융과 손을 잡고 신사업 추진에 나섰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은 4000억 원대 지분을 교환하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3300억 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3300억 원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했다. 하나카드는 684억 원 규모의 SK텔레콤 지분과 SK텔레콤이 보유한 316억 원 상당의 SK스퀘어 지분을 매입했다.

    이를 통해 양 사는 ▲AICC(AI Contact Center) 구축 ▲AI 챗봇 도입을 통한 고객 응대 ▲AI 기반 투자 정보 제공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하나금융그룹 가상 지점 구축 등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SK스퀘어의 자회사인 11번가, 콘텐츠웨이브,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의 다양한 구독형 서비스와 하나금융그룹의 금융 혜택 연계 등 다방면으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는 신한금융지주와 각각 4375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지난 1월 진행했다. KT가 신한지주 지분 2.08%를 확보하는 대신 신한은행은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 5.46%를 취득했다.

    KT와 신한금융 역시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의 혈맹과 마찬가지로 AI 역량과 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사업모델을 개발 중이다. AICC를 비롯해 AI를 기반으로 업무 생산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언어모델 개발 등 중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KT와 신한금융은 이종산업 간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활용해 글로벌 플랫폼 사업에도 나선다. 전략적 투자(SI) 펀드를 공동 조성해 국내외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와 컨설팅 사업을 전개하고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별도의 공동 연구·개발(R&D) 태스크포스(TF)도 조직한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와 달리 금융사와 지분교환을 진행하는 등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는 않았다. 다만, LG CNS와 함께 KB금융그룹의 FCC(고객센터) 콜인프라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하면서 소극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사업은 KB금융그룹의 8개 계열사(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푸르덴셜생명, KB캐피탈,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가 운영 중인 고객센터 인프라와 음성텍스트변환·텍스트분석(STT·TA) 시스템을 ‘KB 원클라우드(One-Cloud)’ 기반 FCC 인프라로 구축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음성과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2023년 6월까지 진행하며, 2026년까지로 약 5년 동안 서비스 운영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의 빅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력 확보를 목표로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통3사 역시 금융사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