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차 공시 불구 평균 7% 예적금 큰 폭 인상, 대출금리 찔끔 인하긴급 자금 필요한 계층 비상등
  • ▲ 서울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 조이기에 나서면서 시중금리가 널뛰고 있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급속히 올리면서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인상되는 추세다.

    29일 금융권에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5.29%로 전월 4.93%보다 0.36%p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5.49%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5.43%), NH농협(5.28%), 우리은행(5.23%), 하나은행(5.02%) 순이었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 인상폭은 대출금리에 미치지 못했다. KB국민은행의 스타 정기예금의 경우 만기 12개월 기준 최고 3.08%를 제공하는데 전월취급평균금리 3.06%와 큰 차이가 없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도 3.12%로 전월취급 3.06% 대비 변동폭이 작았다.

    예금금리 인상폭이 더딘데에는 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맞춰 선제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3월 2.12%에서 지난달 3.10%로 1%p 가까이 뛰었다. 미리 올린 수신금리가 대출금리 기준을 정하는 코픽스를 밀어올리면서 대출금리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지난달 0.4%p 상승한데 이어 이달 0.52%p 추가 상승해 두달새 0.92%p 인상됐다.

    더 큰 문제는 은행들이 금융당국 제재로 대출금리 인상에 눈치를 보면서 저신용자들에게 금리부담이 전가된다는 점이다. 지난달 신용대출자 평균신용점수는 930점에서 945점 사이로 고신용자 대출이 주를 이뤘다. 반면 800점 이하 중저신용자의 경우 평균금리가 9%가 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7%대 금리가 적용된다.

    때문에 긴급 가계자금이 필요한 가구나 영세 소상공인의 자금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달 가계대출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감소한 반면 저축은행과 보험사 대출은 각각 4000억원, 2000억원 늘었다. 금융취약계층이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릴 수록 자금조달비용이 늘어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여기에 대출금리까지 규제하면 금리대가 높은 서민금융상품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