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점거 해제됐지만 옥상 농성은 여전수양물류-화물연대간 협상 난항 이어져정치권 방문 이후 화물연대 '협상 내용 전면 재검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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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하이트진로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간의 협상이 길어지는 가운데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진행되던 협상은 정치권 개입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양 측은 협의체 구성을 통해 이해를 맞춰가기로 돼있었지만 화물연대측이 전면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날 오후 화물연대와의 협상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순연 상태다. 본래 하이트진로의 물류 자회사 수양물류와 화물연대는 이날 임금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현재 화물연대의 서울 하이트진로 강남 사옥 로비 점거는 해제된 상태다. 다만일부 노조원들은 옥상에 남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텐트와 침낭 등을 가지고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화물연대 측은 수양물류에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또 감당할 수 없는 손해배상과 가압류에 대해 멈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도 화물연대의 도로 점유 파업 장기화로 인해 발생한 27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소송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경찰조사를 통해 불법행위자 인적 사항을 추가로 확보해 인원과 청구금액을 산정했다.

    24일 화물연대가 본사 로비 점거를 해제하면서 양 측의 협상은 진전되는 듯싶었다. 정일석 수양물류 대표가 협상에 직접 나서고 하이트진로 본사 물류팀장도 참관이 자격으로 참석했다. 화물연대 재계약 불가인원도 12명에서 7명으로 줄인 안건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25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소속 의원들이 하이트진로 본사 앞을 방문한 뒤로 협상은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화물연대 측에서 그간 합의한 협의체 구성 등의 내용을 뒤엎고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측은 협의체 구성 이후 타협점을 찾아가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즉각적인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파업과 집회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액을 2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해 양 측 간의 명확한 협상안건을 정리해 재협상에 들어가자는 입장이지만 양 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양 측이 조속한 시일 내에 명확한 협상 안건을 가지고 합의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