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D램 낸드 각각 1%대 가격 하락 이어져...7월엔 14% 급락 충격3Q 최대 18% 가격 하락 가능성...인플레이션에 소비자용 수요 감소 여파4Q도 가격 하락세 지속 예상...삼성·SK하이닉스 하반기 실적도 '빨간불'
  •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 2분기 크게 꺾인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아직은 서버용 수요가 뒷받침을 해주는 상황이지만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도 메모리 가격은 계속 떨어져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1일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기준) 8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2.88달러 대비 1.04% 더 떨어진 셈이지만 7월에 무려 14.03% 급락한 것에 비하면 소폭 하락에 그쳤다.

    D램 가격은 지난해 3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다 10월부터 급락세가 시작됐다. 올 들어서도 1월부터 8% 넘게 가격이 떨어지고 1분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2분기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다 3분기 들어선 지난 7월 14% 넘는 가격 급락이 다시 시작돼 반도체업계가 다시금 긴장했다. 이때부터 D램 평균 가격은 3달러를 밑돌게 됐다.

    D램 가격은 아직 재고 수준이 높은데 좀처럼 PC용 D램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찾지 못하면서 올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메모리카드와 USB용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기준) 8월 고정거래가격은 4.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4.49달러였던 것에서 1.67% 더 내렸다.

    올해 5월까진 4.8달러대를 유지하며 선방하는 듯 싶던 낸드도 6월 들어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6월에는 3.01%, 7월에는 3.75% 가격이 떨어져 4.5달러대 벽도 무너졌다.

    이 같은 추세라면 9월에도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명약관화라는 분위기다. 트렌드포스는 앞서 올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낸드는 최근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당초 전망보다 전망치 수준을 더 크게 잡았다. 7월에만 해도 올 3분기 낸드 가격이 8~13%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후 지난달 이 전망을 13~18%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메모리 시장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줄어든 타격이 주효하다고 트렌드포스는 봤다. 대신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서버용 수요를 집중 겨냥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연초 증권가의 전망 대비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재차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당장 3분기 영업이익만 봐도 삼성은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한 13조 4000억 원대를 예상하는 곳이 많았다. 연초에는 3분기 삼성 영업이익이 16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4분기에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어 12조 원대에 머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의존도가 더 깊은 만큼 전망이 더 어둡다. 올 3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해 3조 원대를 간신히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4분기에는 무려 40% 넘게 영업이익이 줄어 2조 5000억 원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