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주택 몰린 강남3구 수요회복 기대전문가들 "DSR 규제 여전, 파급력 적을 것"
-
거래절벽이 지속되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금리인상과 경기위축 등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한 등이 여전해 파급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문재인정부때부터 시행됐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조만간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추석연휴이후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규제완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이에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방안은 검토한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거래가 끊기고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하는 현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빠른 시일내 관련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 번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지난주(82.9)보다 1.1p떨어졌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이후 1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낮아질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높아질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한다.매매 건수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결과 지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40건에 그쳤다. 올해 가장 거래량이 적었던 2월(820건)보다 160건 적은 수치다.거래가 끊기면서 매물이 쌓이자 집값 하락세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으며, 지난 5월 다섯째주(-0.01%)부터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제한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16 대책'에서 도입됐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금융권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현금이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집중돼 집값이 널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국민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초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등 주요 입지에서 거래량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그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금리 인상의 여파로 재건축 기대감과 고가 아파트의 투자수요가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정부 시절 강력한 규제도 버텨냈던 강남3구의 집값마저 떨어지자 '강남 불패는 옛말'이라는 말도 나왔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아 대출 제한이 풀리면 수요가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다만 대출 규제 완화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대출 제한이 풀리더라도 여전히 DSR 등 규제가 실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DSR이 40% 제한받는다. DSR은 총소득에서 전체 대출의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총소득의 40%를 넘길 수 없다.실제로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구입 가구를 대상으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80%로 완화했지만 집값 사락과 거래절벽을 막지 못했다.대출 규제 완화에 더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예컨대 서울과 수도권 등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에서는 무주택자도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를 허용해 거래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다만 추가 규제 완화의 경우 시장을 다시 자극하고 투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DSR 차주 규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고가 구간의 LTV만 완화한다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좀더 비싼 집으로 갈아타려는 일부 고소득층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이 전체 매매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