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순익 달성… 이자보상배율도 정상화부채 증가에도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 8년 만에 감소계약잔액 증가-미청구·미분양 감소 등 중장기 성장기반 "이상 무"
  • ▲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지난해 11년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을 기록한 두산건설이 올해도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형성장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수익성이 정상화하면서 재무건전성도 제고됐다. 수주잔고도 든든하게 채워진 만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두산건설은 매출 5712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의 상반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6194억원에서 7.78% 줄어들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앞서 2018~2020년 이어지던 외형 성장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토목공사에서 400억원가량 줄어든 데다 해외에서도 164억원 감소했다. 또 철근·레미콘 등 주요 자잿값이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된 것도 한몫했다. 상반기 원가율은 89.5%로, 지난해 86.9%보다 2.58%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0억원에서 36.5%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역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직전 5년(2016~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평균 250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하다.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자상환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도 1배수 이상으로 올라왔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인 경우는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급하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올해 이자보상배율은 1.66배로, 지난해 2.69배에 이어 2년 연속 1배수를 웃돌았다. 앞서 8년간(2013~2020년)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0.55배에 그쳤다.

    순이익은 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9억원에 비해 26.6% 늘어났다. 직전 8년간(2013~2020년) 이어지던 순손실에서 완연히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 개선은 영업외비용이 지난해 상반기 208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크게 감소(-80.5%)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개 이자비용, 대손상각비, 외환차손 등이 영업외비용으로 분류된다.

    이전에 비해 개선된 영업현금흐름으로 재무안정성도 한층 나아졌다.

    자본총액이 지난해 상반기 3025억원에서 5629억원으로 86.0% 늘어나면서 부채가 1조3055억원에서 1조3607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부채비율은 431%에서 241%로 189%p 개선됐다. 부채비율이 감소한 것은 2014년 –64.2%p(154%)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차입금의 경우 아예 500억원에서 231억원으로 53.8% 줄어들면서 최근 10년(2013~2022년)새 가장 낮은 차입금의존도 4.10%를 기록했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2020년 291억원에서 2021년 1200억원, 2022년 1459억원으로 최근 2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이 단기간에 개선된 원동력으로 최대주주 변경을 꼽는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말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A) 더제니스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큐캐피탈 컨소시엄은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제공하는 등 유동성 개선에 매진했다.

    유증으로 확보한 2500억원을 통해 장기간 분양과 착공이 지연된 천안청당 및 용인 처인구 삼가동 현장 관련 PF를 상환했다. 아울러 수익성 좋은 주택사업 위주의 매출 인식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순이익이 늘고 있다.

    상반기 신용등급이 기존 'B-'에서 'B'로 한 단계 상향된 점도 두산건설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당시 신용평가업계에서는 98.5%에 달하는 분양률과 90%대 초반의 원가율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고도 채워지고 있다. 상반기 계약잔액은 모두 7조6125억원으로, 2013년 상반기 8조7755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 연 매출 1조6523억원을 기준으로 약 4.60년에 달하는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최근 신규수주로는 인천 남구 숭의동 제물포시장 재개발정비사업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안양 삼신 6차' 재개발, 인천 동구 송림동 서림 구역 주택 재개발 등 1000억원 소규모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549억원 규모의 광동제약 과천 신사옥 시공권 등이 있다.

    반대로 잠재 리스크로 분류되는 미청구공사 대금의 경우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1103억원을 기록했고, 그간 두산건설의 '손톱 밑 가시'로 꼽혔던 '일산 두산위브 더제니스(2013년 준공)' 현장의 미분양 물량도 모두 털어냈다.

    한편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28위를 기록했던 두산건설은 올해 순위에서는 이보다 4계단 올라선 24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