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디지코 전략 지주형 전환 본궤도미디어·금융 조직 자회사 재배치, 수직계열화 구조 구축현대차그룹과 7500억 규모 지분 맞교환... 디지코 성장 관심 집중
-
KT가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분야를 주축으로 지주형 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4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2020년 취임 당시부터 탈통신 기조 아래 디지코 로드맵을 그려 왔다. 그는 KT의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을 강화해 신사업에 도전할 것을 강조해 왔다. KT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구 대표는 KT의 계열사 50여 개의 개별 사업군을 재배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지주형 회사 전환' 일환으로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을 분사해 KT 클라우드를 설립했으며, 무선통신 관련 계열사 KT파워텔을 매각했다.특히 구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해 시즌·지니뮤직·밀리의서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을 그린 것. 그 결과 KT 계열사 스카이TV(skyTV)가 ENA 채널에서 방영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잭팟을 터뜨리면서 KT 콘텐츠·플랫폼 경쟁력을 각인시켰다.방송채널(PP)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KT 그룹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도 합병했다. 이번 합병으로 스카이라이프TV 채널 7개와 미디어지니 채널 5개 등 총 12개 채널을 운용하는 대형 MPP가 탄생하게 된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KT스튜디오지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을 CJ ENM의 티빙과 합병키로 결정했다.구 대표는 금융 분야에서도 지주형 회사 전환을 통해 밀리의 서재, 케이뱅크 등 자회사들의 상장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현재 BC카드 지분 69.54%를 소유하고 있어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가 될 경우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일반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불가한 상황에서 그에 준하는 사업 형태로 변경하겠다는 전략이다.올 초에는 신한금융그룹과 4375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미래금융 디지털전환(DX)에 협력키로 했다. KT가 신한지주 지분 2.08%를 확보하는 대신 신한은행은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 5.46%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양사는 미래금융 디지털 전환, 플랫폼 신사업 등에서 협력하는 동맹관계를 구축했다.구 대표는 모빌리티 분야에도 사업을 확장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 것. 양사는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과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또한 KT 부지와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EV) 충전 인프라도 확대하고, 미래기술펀드 운영 등 기술 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KT의 미래형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진행한다. 양사는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를 위한 '사업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는 "KT의 디지코·B2B 사업 비중은 41%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며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분야에서 KT 입지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