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상당기간 지속"한국경제 악영향 불가피… 최소화 대책 추진외환보유액 4386억 달러… "과도하게 불안할 필요없다"
  • ▲ 원/달러 환율 1400원 코앞 ⓒ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 1400원 코앞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위험신호가 켜졌다. '킹달러'(달러 초강세) 흐름이 전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는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이 1399.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9년 3월31일 1422.0원을 기록한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390원을 돌파하면서 1400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이 이뤄지며 16일 1388.0원으로 마감,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13년만에 1400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재 '킹달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p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것도 모자라,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75%p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등 다른 나라 통화도 모두 약세를 보이며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상황이라기보단, 전세계적인 흐름이 '킹달러'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국가 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낮을수록 신용위험이 낮은데,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7월 50bp대에서 최근 30bp대까지 내려왔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7월 말 기준 4386억달러로 세계 9위로 한국은행은 대외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오찬 강연회에서 환율 급등에 대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긴장하며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킹달러' 흐름을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6% 늘어나는데 그쳐 3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무역수지는 94억8700만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18%로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업의 재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고물가·고환율 등 복합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수출종합대책 마련과 시장 안정조 등 대응책을 신속히 마련·집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