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 주 배럴당 '2.4달러'中 석유제품 수출쿼터 확대 전망 영향국내 석유제품 재고 12% 급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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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SK이노베이션 제공
    정제마진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을 뜻한다. 통상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 달러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7 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인 6월 넷째 주(29.5 달러)보다 90% 이상 급락한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전주까지 휘발유-납사 중심으로 마진이 반등하면서 상승세를 보였으나,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모양새다. 

    이번 정제마진 급락 원인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확대 가능성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에서 비롯된다.

    중국의 올해 마지막 수출 쿼터 예상 규모는 150만t이었으나 중국 정유사들이 추가로 1500만t의 수출 쿼터를 요구, 대부분 디젤-휘발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석유화학공업연합회는 지난달 중국 정유 설비의 효율적 활용 및 석유 제품 수출량 확대는 중국의 경기 부양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정유 설비 가동률이 낮고, 수출량을 줄여왔기 때문에 석유제품 공급을 확대할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석유 공급 부족 완화 및 유럽의 전력난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다. 아직 정부 측 공식 입장은 따로 없는 상황이다.

    만일 150만t으로 확정될 경우, 올해 총 수출 쿼터는 약 2400만t으로 전년도 3860만t 대비 38% 감소한다. 1500만t으로 확정될 시에는 올해 총 수출 쿼터는 3900만t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중국의 올해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주요 석유제품 수출량은 월평균 195만t이지만, 신규 수출 쿼터가 통과되면 4분기 월평균 수출량은 500만t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쿼터 확대 논의는 내수 수요부진에 따른 재고소진 목적으로 판단한다"며 "중국 원유 수입량이 1~8월 누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했으나, 향후 석유제품 재고소진과 정제설비 가동률 상향으로 원유 수입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원유 수입량 증가 가능성과 미국의 전략비축유 매입 등을 감안하면 유가의 큰 폭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석유제품 재고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석유제품 재고는 7178만배럴로 전년 동기(6406만배럴)대비 12.1%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도 쌓이고 있고,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 하반기 전망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의 수출물량 그리고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의 석유제품 수요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