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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제보로 1조원 추징 국세청…포상금은 고작 100억원, 왜?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기준 까다로워…'중요 자료' 여부 쟁점 작년 포상금 392건, 140.4억 지급…추징액은 1조223억탈세·세무조사가 제보가 큰 역할…비현실적 보상체계 바꿔야

입력 2022-09-26 13:52 | 수정 2022-09-26 16:30

▲ 국세청 ⓒ국세청

탈세제보로 1조원 넘는 추징세액을 거둬들이는 국세청이 탈세제보 포상금은 100여억원 정도만 지급하는 등 국민들이 제공한 소중한 정보를 활용하면서 포상금 지급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내역에 따르면 2017년 389건·114억8900만원, 2018년 342건·125억2100만원, 2019년 410건·149억6400만원, 2020년 448건·161억2200만원, 2021년 392건·140억4000만원이었다. 

이에반해 탈세제보 과세활용 건수와 추징세액은 포상금 지급액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준이었다. 2017년 접수된 탈세제보는 1만5628건이었으며 이 중 과세에 3546건을 활용해 1조3065억원을 추징했다. 2018년에는 2만319건의 탈세제보가 접수돼 4035건이 과세에 활용됐으며 1조3054억원을 추징했다. 2019년에는 2만2444건의 제보가 접수돼 4416건이 활용됐으며 1조3161억원을 추징했다. 2020년에는 2만1147건이 제보가 접수돼 3665건을 활용했으며 추징세액은 9245억원이다. 지난해에는 2만798건이 접수돼 4253건이 활용됐으며 1조223억원이 추징됐다. 매년 추징세액의 1% 안팎의 포상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포상금 지급액이 적은 까닭은 지급기준금액이 높은데다, 지급요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기준은 우선 탈루세액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탈세제보자가 제보한 내용으로 4900만원을 추징했다면 제보자는 포상금을 단 한 푼도 지급받지 못한다. 

조사대상자가 납부한 세액이 5000만~5억원 이하인 경우 탈루세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며 납부세액이 5억~20억원 이하인 경우 1억원에 더해 5억원 초과금액의 15%를 지급한다. 납부세액이 20억~30억원 이하일 경우 3억2500만원에 더해 20억원 초과금액의 10%를 지급하며 납부세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4억2500만원에 더해 30억원 초과분의 5%를 지급받는다. 
관건은 '중요한 자료'다. 포상금은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을 때만 지급이 가능한데, 국세청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규정'에 따르면 중요한 자료의 기준은 '조세탈루를 증명할 수 있는 거래처, 거래일 또는 거래기간, 거래품목, 거래수량 및 금액 등 구체적 사실이 기재된 자료 또는 장부나 그 자료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뜻한다. 

▲조세탈루와 관련된 회계부정 등 비밀자료 및 부동산 투기거래 또는 상속·증여세 탈루 등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정보 ▲ 밀수, 마약 등 사회경제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서 조세탈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그 밖에 탈루 수법, 내용, 규모 등 정황으로 보아 중요자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자료 등도 중요한 자료에 해당한다. 

다만 이미 세무조사가 진행중이거나, 언론보도 등으로 이미 알 수 있는 내용, 이미 탈루사실이 확인된 자료, 착오 등으로 인해 세액차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중요한 자료'로 보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제보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자료라고 제보했지만, 국세청 입장에서는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다. 

국세청이 운영하는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 '탈세제보 포상금'을 검색하면 관련 심사청구(국세청)와 심판청구(조세심판원), 판례(법원) 등 관련 불복건수가 무려 306건이 나온다. 306건 중 중요한 257건이 '중요한 자료'와 관련된 불복이다. 그만큼 '중요한 자료'를 놓고 과세관청과 제보자 사이의 이견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2020년 5월 기각된 심사청구(전심번호 : 심사-기타-2019-0016) 건을 살펴보면 제보자는 한 낚시터에서 수입금액을 탈루한다며 탈세혐의와 계좌번호와 인터넷 사이트 주소 등을 제보했고 국세청은 계좌번호는 인터넷 사이트에 나온 것으로 단순 자료라며 포상금 지급을 거부했다. 

불복심사를 한 국세청은 "탈세제보 포상금은 과세관청 입장에서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는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도 쉽게 탈루세금을 추징할 수 있으므로 비용절감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제보자의 불복을 기각했다.

2016년 4월 인용된 심판청구(전심번호:조심-2015-서-5431)의 경우에는 제보자가 모법인이 배우자의 급여를 허위지급하고 재고재산을 과소신고하는 방법으로 탈세를 했다며 배우자가 근무하지 않았다는 증거인 회사 비상연락망과 상품재고 엑셀파일을 국세청에 제공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제보자가 제출한 자료는 '탈세 개연성에 대한 단순한 정보제공'이라며 포상금 지급을 거부했다. 

조세심판원은 이 건에 대해 "제보자가 제공한 자료에 탈루금액이 구체적으로 표기됐고 국세공무원의 현장확인 결과, 제보내용이 사실이었다"는 이유로 제보자의 주장을 인용했다.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제보자가 낸 자료를 활용해서 세금고지가 가능하고 탈세자가 불복을 제기하지 않을 수준이 돼야만 중요한 자료로 인정이 된다"며 "국세공무원이 제보내용을 바탕으로 조사를 해서 과세를 했다면 포상금이 나가지 않는다. 국세공무원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실 현장에서는 제보자의 자료 덕분인지, 공무원의 아이디어 덕분에 과세가 가능한 것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탈세나 세무조사는 제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보를 할때 탈세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도 있지만 제보를 기반으로 해서 문제(탈세)가 있다고 찾아지는 것"이라며 "남이 분실한 유실물을 찾아줘도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정부가 탈세제보로 1조원을 추징했다면 최소 1000억원은 포상금으로 줘야 한다. 비현실적인 보상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탈세-탈루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제보했음에도 중요자료 제보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포상금 지급을 거절당한다면, 탈세제보의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 될 것"이라며 "탈세제보 활성화라는 포상금 지급의 취지에 맞도록 포상금 지급기준을 적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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