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하락에도 2조 안팎 영업익 기대장기계약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코로나로 치솟은 운임, 다시 정상화로 돌아가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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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이 3분기도 큰 이변 없이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해운운임 하락으로 피크아웃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운임이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의 시차와 1년 단위 장기운임 재계약 효과로 당분간은 양호한 실적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기준 1922.9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6주 연속 내림세로 연중 최저치다.

    일각에서는 운임상승으로 2년여간 실적잔치를 이어온 HMM이 운임 하락세에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운사는 수출 물량을 운송할 때 운임 등락에 따라 얼마나 마진을 얻느냐로 희비가 갈리기 때문이다. 

    운임 하락 우려에도 HMM의 실적 전망은 당분간 청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HMM은 3분기 매출 4조6312억원, 영업이익 2조5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 12.3%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SCFI는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팟(단기) 운임을 반영하는 지수다. HMM과 같은 대형선사들은 대부분 1년 단위 장기고정계약(SC)이 비중이 크기 때문에 운임의 하락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SC를 통해 현재 운임 이전의 운임으로 상당수 물량을 확보한 만큼 최근 운임 하락이 실적에 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HMM은 지난 4월부터 화주들과 SC를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SC는 계약을 체결한 시점의 운임으로 1년간 운영된다. 지난 2분기 평균 SCFI는 4217포인트로, 1분기보다 13% 하락했다. 하지만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의 시차와 SC 재계약 효과로 HMM의 운임은 5% 조정받는 데 그쳤다. 

    HMM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세계 물류대란으로 운임이 과하게 올랐던 것을 고려할 때 현재는 운임이 다시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운임 하락이 있더라도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까지는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낮아진 유가도 호실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운사의 유류비는 전체 매출의 약 10~25%를 차지할 만큼 높아 국제 유가 상승은 곧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날 기준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83.63달러로 집계됐다. 올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WTI는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유가는 30%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세계 주요 항만마다 물류 대란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수급이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주 서안을 제외하면 항만 적체가 정상화되지 않아 수급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분기 기준 2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해운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을 살펴보면 HMM은 글로벌 해운사 가운데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HMM의 컨테이너당(TEU) 세전이익은 2732달러로, 전 세계 주요 해운사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다른 해운사의 2분기 컨테이너당 세전이익은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1892달러 ▲독일 하팍로이드 1695달러 ▲덴마크 머스크 1442달러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