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中 백화점 매장 철수… 관련 작업 중이커머스·MBS 사업 집중 계획실적 부진에… 이니스프리·에뛰드도 中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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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가 중국에서 오프라인 사업을 접는다. 한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화장품 시장의 부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된 있는 탓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를 끝으로 중국 내 마몽드 백화점 매장을 철수한다. 현재 철거 작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중국 현지 유통 환경 변화에 따른 디지털 집중 차원의 일환이다. 이커머스와 세포라 같은 화장품 전문점 MBS(Multi Brand Shop)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마몽드는 지난 2005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한류 붐과 맞물려 한때 270여개 도시 840여개 백화점 매장 및 2000여개 전문점에서 운영할 만큼 성장 가도를 달렸다. BB크림, 퍼스트 에너지 세럼 등 우수한 제품력과 합리적인 가격이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런 마몽드가 중국 사업에 힘을 빼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사드에 이어 코로나19로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며 주요 도시 봉쇄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오프라인 사업에 타격을 받아서다. 여기에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 글로벌 물류대란 등 부정적인 영업 환경이 이어진 것도 있다.
상반기 누적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은 14.9% 감소한 2조2892억원, 영업이익은 46.9% 줄어든 1603억원이다. 이 기간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13.1% 하락한 2조1108억원, 영업이익 48.2% 줄어든 1385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매출,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200억원 내외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필요하거나 매출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 매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있다. 폐점을 통한 일회성 영업외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반등을 노리는 것이다.
이니스프리 매장은 2019년 607개에서 지난해 200여 개까지 줄였고 올해 140개로 감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에는 에뛰드 매장을 모두 폐점하며 진출 9년 만에 오프라인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헤라와 아이오페도 중국에서 철수했다.
코트라 중국 선양무역관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던 해외 브랜드들은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중저가 시장의 전체적 하락, 백화점 등 전통적 소매업태의 쇠퇴, 토종 브랜드의 약진 등 중국 시장의 달라진 환경과 맥을 함께한다"고 평가한다.
이어 "중국에서 성장 기회를 찾아온 우리 기업들도 격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K뷰티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