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츠 84㎡, 2월초 17.5억→10.5억~11억…7억원 '뚝'입주물량 쏟아진 천안·검단, 세입자 모시기 경쟁 치열
  • 최근 전세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철옹성'인 서울아파트 마저 무너졌다. 서울에서조차 집주인이 전세 재계약시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이 재현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아파트 임대시장에 2년전 가격보다 싼 전세물건이 등장, 임대인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을 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경우 지난 11일 10억5000만원(13층)과 11억원(15층)에 각각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 2월초 체결된 최고가 전세가액인 17억5000만원(21층) 보다 무려 7억~6억5000만원이나 떨어진 금액이다.    

    인근 잠실엘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6일(19층)과 10일(17층) 해당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말 최고가 전세가액인 15억5000만원(19층) 보다 4억5000만원가량 낮은 11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축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린 수도권 일부지역에선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심지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샤넬백·골드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사례도 등장했다. 

    충남 천안 천안불당지웰푸르지오 소유주인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단지 전용 84㎡를 전세계약하면 샤넬 클래식 캐비어 라지사이즈 정품백을 주겠다는 글을 게재하며 가방과 정품박스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전세보증금은 4억5000만원이고 입주는 12월말 조건이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면 해당단지 같은면적 전세보증금은 2년전 최고 4억9000만원까지 치솟다 지난달 3억4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6월부터 약 4500가구가 입주중인 검단신도시에선 골드바까지 등장했다. B씨는 자신이 소유한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 전용 84㎡를 3억원에 전세계약하면 임차인에게 순금 골드바 50g짜리 2개를 증정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바닥을 친 데는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재계약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금리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연 6~7%대까지 치솟으면서 이사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은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