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리츠 TOP10 지수 고점 대비 30%대 하락부동산 경기침체 우려에 리츠 주가 내리막길"고배당주 대비 매력 악화" VS "주가 약세 기회"
  •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데다 은행권의 고금리 상품에 배당 매력까지 반감하면서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KRX 리츠 TOP10 지수'는 821.92를 기록했다. 최근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달 들어서만 13.60% 하락했고, 최고점인 지난 4월26일(1249.96)과 비교해선 34.24% 급락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이달 들어 NH올원리츠(-22.76%)의 하락세가 가장 가파르다. 디앤디플랫폼리츠(-21.04%), ESR켄달스퀘어리츠(-20.50%), 신한서부티엔디리츠(-20.14%)도 20%대 하락률을 보였다.

    이외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이리츠코크렙(-19.83%), 롯데리츠(-14.29%), 신한알파리츠(-13.39%), SK리츠(-9.72%) 등 수익률도 처참하긴 마찬가지다.

    공모가보다 떨어진 리츠도 적지 않다.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한 모든 리츠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시장의 급격한 위축에 리츠 상장이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B스타리츠는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26.19대 1, 일반청약 경쟁률 2.06대 1에 그쳤고, 상장 첫날 공모가인 5000원 하회한 4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자산신탁 대신글로벌코어리츠, 한화자산운용 한화리츠의 상장 일정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주목받던 리츠가 고전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 속도와 정도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뿐만 아니라 은행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와 시세 차익으로 수익을 올린다. 통상 금리 상승 시 리츠의 이자비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면서 리츠에 대한 투자 매력은 줄어든다.

    시중 은행 고금리 상품 등장에 리츠 배당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일부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금리가 5%를 넘어섰다.

    리츠보다 고배당 종목의 상대적 매력도 커지고 있다. 고배당주는 리츠의 배당 장점을 지닌 동시에 리츠 대비 약세장에서 초과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방어주 역할을 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MSCI U.S 고배당지수와 코스피200 고배당지수 모두 (KRX 리츠지수와 코스피200지수 대비) 상대적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글로벌 채권 이자율 상승으로 리츠의 배당 매력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부채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리츠 특성상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 부담이 증가해 배당 축소 우려가 높아 투자 매력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츠의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주가 부진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부담 요소가 있지만 대형 리츠의 글로벌 지수 편입으로 국내 리츠의 문제점이었던 유동성이 개선된 상태"라면서 "리츠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하면서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